‘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유남근 부장판사)는 1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선고공판에서 “사회 공동체 전체에 대한 범행으로 불안감을 안겼다”며 강남역 살인사건 범인 김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한 치료감호, 20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자신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상대방의 생명을 빼앗는 범행은 생명 경시 태도가 매우 심각한 범죄이다. 그런데도 김씨는 피해자의 명복을 빌거나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사랑스러운 자녀이자 여동생이고 여자친구였던 피해자는 예상치 못한 채 자신의 뜻을 전혀 펼치지도 못하고 생명을 잃었으며 유족들은 충격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들 지경”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가 범행 당시 조현병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불완전한 책임능력을 보이는 김씨의 형량을 정함에 있어 부득이 심신미약 상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신감정인은 김씨가 여성을 폄하하기보다 남성을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남성을 무서워하는 성격과 피해의식 때문에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는 앞선 공판에선 여유로운 모습으로 임했지만 이날 법정엔 굳은 표정으로 입장했다. 재판 내내 안경을 고쳐 쓰거나 선 채로 다리를 떠는 등 초조한 모습이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말없이 흐느끼며 재판을 봤다.
김씨는 5월 17일 오전 1시쯤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근처에 있는 한 주점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A(23, 여) 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죽인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김씨가 범행 당시 여성 피해자를 노린 사실이 알려져 여성계 등은 '여성혐오' 범죄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김씨의 정신상태 등을 감정한 끝에 여성혐오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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