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10년 후 평당(3.3㎡당) 1억원을 넘기는 건 기정사실이라고 봅니다.” (압구정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16일 찾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 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향후 압구정 지구의 분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서울시가 지난 6일 ‘압구정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발표하면서 중개업소엔 문의전화만 쇄도하고 있다. 그는 "시세를 묻는 전화만 늘었을 뿐"이라고 했다. 대화 도중 계속 울리는 전화벨은 옆 자리에 앉은 관계자가 대신 받아야 했다. 그는 “용산구 한남동의 ‘더 힐’ 아파트도 분양가가 3.3㎡당 8000만원을 육박했다”며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가 계속된다면 압구정동은 평균 분양가가 3.3㎡당 1억2000만원까지도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의 시세가 고공행진하면서 압구정·개포·반포지구 세 지역에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선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강남 재건축 시장의 상승세는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과열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우선 상승세를 타고 있던 압구정지구의 오름세가 최근 주춤해졌다. 대한민국 아파트값의 기준점이 됐던 압구정의 시세가 상승할수록 매도자들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며 눈치만 보고 있기 때문이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거래하기로 한 사람들이 다 세를 놨다”며 “요즘 임대 매물이 쌓여서 평소 물량의 두 배”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구현대아파트 전용면적 85㎡의 호가가 19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개포지구도 호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실거래는 많지 않다. 특히 지난 12일 6개월의 전매제한 기간이 끝나면서 개포주공 2단지에는 최고 2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실제 분양권 거래는 찾기 힘들다.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평균 1억~1억5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건 맞다”면서도 “실제 총 거래가가 20억원을 벗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와 대화하는 30분 동안 두 건의 전화가 걸려왔지만 모두 프리미엄이 얼마나 붙었는지만 묻는 전화였다. 개포주공 3단지 앞에 위치한 C공인중개업소 대표도 “82㎡형의 분양가가 12억원인데 여기에 프리미엄이 붙으면 도대체 얼마에 거래를 해야 하는 것이냐”며 “너무 많이 올라 거래는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반포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반포 8차 아파트 인근 D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상승세는 확실하지만 매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매도자는 가격이 오를 것 같아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고, 매물이 없으니까 매수자는 비싸도 거래를 해 결국 매도자 중심의 시장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가적인 시세 상승 기대감은 여전하다. 신반포 7차 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E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곳은 실제 개발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아직 전체 반포 재건축 사업의 30%밖에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반포7차 아파트는 오는 18일과 2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 및 합동설명회를 연다는 현수막이 단지 입구에 걸려있었다. 지나가던 주민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게 현수막의 자세한 내용을 묻기도 했다.
D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곳은 압구정과 달리 아직 2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세대가 없고, 전용면적 56㎡의 소형 아파트는 8억원부터 거래되기도 한다”며 "반포지구는 충분히 오를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