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26%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주보다 3%포인트 떨어진 수치로 ‘대통령 직무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59%로 전주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신뢰수준 95%±3.1%p)
갤럽은 당·청 지지율 동반 하락 배경에 대해 "최순실·K스포츠·미르재단 의혹, 물대포 피해자 백남기씨 사망과 사인 논란, 국정감사 등 정부와 여당에 부정적인 여러 사안이 복합적으로 누적돼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경우 국정감사장을 무대로 한 야당의 미르·K스포츠재단 등에 대한 의혹 제기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지지율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오는 21일 청와대 비서실을 대상으로 한 운영위원회 국감을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미르·K스포츠 재단 논란과 우 수석 비리 의혹을 둘러싼 야당의 칼끝이 결국은 박 대통령을 향해 있는 만큼, 여당으로서는 방어에 실패할 경우 레임덕 가속화와 정국 주도력 상실이라는 최악의 상황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올해 국정감사 기간 내내 미르·K스포츠 재단 논란 등 청와대 관련 의혹 공방으로 격돌했던 여야는 이번 주 운영위에서 우병우 민정수석의 증인출석 문제를 시작으로 거세게 다시 맞붙을 전망이다.
청와대는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은 출석하겠지만 우 수석은 '관례에 따라' 불출석할 것임을 시사한 상태다. 안 수석의 경우 재단설립 과정에서 외압행사 여부를 놓고 야당의 거센 추궁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지금까지의 '무대응 기조'에서 벗어나 해명할 필요가 있는 내용은 적극 해명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4·13 총선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가 마무리되기 전날인 12일 추미애 더민주 대표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을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한 데 이어 지난 2007년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노무현 정부가 북한에 사전 의견을 구하고 기권했다는 의혹까지 터져 나오면서 수세에 몰려있던 새누리당이 열띤 공세를 펼치고 있다.
앞서 참여정부 외교안보 정책에 관여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최근 펴낸 '빙하는 움직인다'는 제목의 회고록에서 "2007년 11월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노 전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뇌부 회의에서 남북 채널을 통해 북한의 의견을 물어보자는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의 견해를 문재인 당시 실장이 수용했으며, 결국 우리 정부는 북한의 뜻을 존중해 기권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김성원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이를 계기로 '대북송금 특검'도 본격 추진해야 한다"며 "왜 북핵 개발이 속도를 냈고, 북핵으로 우리의 존망이 위협받게 됐는지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르·K스포츠재단 등 연일 불거지는 권력형 비리 의혹에 따른 지지율 하락에 고심하고 있던 새누리당으로서는 이번 의혹을 적극 쟁점화하며 국면전환을 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15일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패까지 겹치면서 안보 프레임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여권으로 다시 주도권이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야권은 ‘정치공작’ '색깔론'으로 일축하고 그 배경에는 권력형 비리를 가리기 위한 의도가 숨어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8대 대선 때도 북방한계선(NLL)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이번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내년 대선을 겨냥한 정국 주도권 경쟁과 맞물리면서 '이념전쟁'으로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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