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찾기 힘든 금융사 … 보험·캐피탈, 인수 후보자 찾지 못해 매각 계획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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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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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금융권 매물이 홍수 상태지만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작업이 순탄치 않다.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매도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거나 아예 마땅한 인수 후보자를 찾지 못해 매각 계획을 철회한 곳도 있다.

16일 투자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매각을 추진 중인 금융사는 KDB생명, ING생명, PCA생명 등 3곳이다. 최근까지 아주캐피탈 매각을 추진했던 아주그룹은 적당한 자격을 갖춘 인수후보자를 찾지 못해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올해 3차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는 KDB생명은 응찰 마지막 날까지 매수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아 이번에도 매각이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KDB생명은 구 금호생명이 전신으로 2010년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됐지만, 고금리 저축성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와 2021년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으로 인한 추가 자본 확충 가능성 등으로 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KDB생명 공개매각 예비입찰에는 IBK투자증권이 설립한 PEF(사모투자펀드) 등 2~3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0.3%)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24.7%)가 보유한 총 85%의 지분 전체를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안팎에선 KDB생명 매각가를 8500억~9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8500억~9000원 이상의 가격을 써내야 산업은행을 만족시킬 수 있을 텐데 그 정도 가격을 제시하는 후보자가 있을 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ING생명과 PCA생명도 각각 중국계 금융기업과 미래에셋생명 등 다수의 후보자와 인수협상 벌이고 있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ING생명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모건스탠리는 중국 타이핑보험, 푸싱그룹, 홍콩 사모펀드인 JD캐피탈 등 다수의 인수후보들과 그레시브 딜(경매 호가 입찰)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매각 작업이 예정보다 길어지고 있다.

PCA생명은 기대 이하의 매각가로 고심이다. 주요 인수후보자로 거론된 미래에셋생명과 중국 및 홍콩계 금융기업 등은 PCA생명 장부가인 3000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300억~1500억원을 입찰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M&A시장에서 프로그레시브 딜은 보통 2주안에 결론이 나는데, 2개월 이상 길어진 다는 것은 협상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라며 ”결국 인수 후보자들과 가격 등 주요 조건에서 합의를 보지 못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아주산업은 아주캐피탈 지분 매각을 마무리하려 했던 계획을 4개월 만에 철회했다. 아주캐피탈 인수전에는 메리츠캐피탈과 아프로서비스그룹, 올림푸스캐피탈 등 3개 후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산업 측은 “아주캐피탈의 자금조달 능력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지분 매각을 추진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적합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에 대규모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생보사들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최근 보험사 매물이 늘면서 희소성도 떨어지고 있다"며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금융사를 인수할 만한 투자의지와 여력을 갖춘 기업가들이 없다는 것도 매각을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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