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자, 남는 자…PS 탈락 감독은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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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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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5개 구단 감독들이 거취를 두고 쓸쓸한 가을을 맞이했다. 차가운 칼바람이 매섭다.

가을야구가 뜨겁다.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가 치열한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둔 가운데 이미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5개 구단 감독들의 물갈이가 차례로 진행되고 있다. SK 와이번스,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등 4개 구단 감독들의 거취가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한화는 오리무중이다.

가장 먼저 칼을 꺼낸 팀은 정규시즌 6위로 마감한 SK다. 시즌 종료와 함께 SK 구단은 김용희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공식 발표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SK 지휘봉을 잡고 분위기 쇄신을 노렸으나 첫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이후 올해 포스트시즌 탈락을 맛보며 조용히 물러났다. SK 구단은 차기 감독 선임을 놓고 고심 중이다.

이어 1군 진입과 함께 2년 연속 최하위(10위)에 머문 kt 역시 계약이 만료된 조범현 감독 대신 김진욱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을 선임했다. kt 구단은 조 감독과 함께 단장까지 물갈이를 하며 ‘최하위 탈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진욱 신임 감독은 kt의 2대 감독으로서 3년간 팀을 이끌게 됐다.

올 시즌 9위로 창단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삼성도 감독과 단장 모두 칼바람을 피해 가지 못했다. 재계약 가능성을 열어 뒀던 ‘우승 청부사’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류 감독은 2011년부터 삼성을 이끌며 6년간 KBO리그 최초 통합 4연패,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했으나 ‘영원한 사령탑’은 없었다. 악재가 겹친 ‘삼성 왕조’ 몰락과 함께 쓸쓸히 뒷선으로 물러났다. 류 감독은 삼성에 남아 기술자문 고문을 맡기로 했다. 삼성의 15대 감독에는 김한수 타격코치가 선임돼 3년간 재건에 나선다.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낸 롯데와 한화는 칼바람이 살짝 빗겨갔다. 롯데는 정규시즌 8위로 가을야구 티켓을 얻지 못했지만, 조원우 감독의 경질은 없었다. 성적 부진에 대한 감독 교체만이 답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결정이다. 롯데는 지난해 이종운 전임 감독을 1년 만에 경질했다. 조 감독은 남은 2년 계약기간 동안 반드시 성적을 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게 됐다.

최대 관심사는 한화와 김성근 감독의 공존 여부다. 한화는 가을야구를 위해 ‘김성근 사단’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 부었으나 돌아온 결과는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수모뿐이었다. 김성근 감독이 이끈 한화는 지난해 6위, 올해 7위 성적으로 또 고개를 숙였다. 특히 올해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큰 손으로 나서며 우승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아직까지 김성근 감독에 대한 한화의 공식 입장은 없다. 김 감독의 계약기간이 다음 시즌까지이기 때문에 가타부타 김 감독의 거취에 대한 발표를 할 필요는 없지만, 여론이 좋지 않다. 김 감독의 선수단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면서 성난 한화 팬들은 경기장과 모기업 본사에서 감독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까지 벌이고 있는 지경이다. 한화 구단은 일단 재신임에 무게를 두고 불편한 동거를 계속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 감독은 모처에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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