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언어논리와 직무상식 빼곤 다 어려웠어요. 문제 풀기에도 급급했습니다."
16일 오전 9시20분 이른바 '삼성고시'로 불리는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GSAT)가 국내 5곳(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과 미국 2곳(LA·뉴욕)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이날 시험이 치러진 서울 명덕여중에는 입실 시간인 오전 8시40분보다 한참 이른 7시40분부터 수험생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전날부터 이어진 비로 다소 쌀쌀해진 날씨 탓에 옷을 두껍게 입고 한 쪽 손에는 예상 문제를 들고 고사장으로 향하는 학생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이들을 응원하는 부모님과 애인의 모습도 보였다.
GSAT는 언어논리와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사고, 직무상식 등 5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언어논리 30문항(25분), 수리논리 20문항(30분), 추리영역 30문항(30분), 시각적사고 30문항(30분), 직무상식 50문항(25분) 등 총 160문항을 140분 내에 풀어내야 한다.
수험생들은 문제 난이도가 높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는 앞서 치러진 현대차, LG그룹 인적성검사보다 어려웠다고 전했다.
취업준비생인 배모(29)씨는 "GSAT에서 70%만 풀면 합격 안정권이라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추리와 시각적사고, 수리논리가 너무 어려워 60%밖에 못 풀었다"고 푸념했다.
대학원생인 이모(31)씨는 "여태까지 본 GSAT 가운데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며 "너무 당황스럽고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시각적 사고의 경우에는 평소에는 거의 다 풀었는데 이번에는 손도 제대로 못댔다"며 "수리도 어려웠고 상식이 그나마 제일 쉬웠다"고 덧붙였다.
직무상식 영역에서는 역사, 과학기술 중심으로 문제가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역사에서는 역사적 사건을 제시하고 순서대로 나열된 5지선다형에 집중됐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위화도 회군 등의 시기를 맞추는 것과 6·25전쟁 핵심 사건의 순서를 제시하는 식이다.
삼성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인 증강현실(AR)과 바이오시밀러(복제의약품), 생체인식 기술, 퀀텀닷·액정표시장치(LC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그래픽처리장치(GPU), 핀테크, 5세대통신(5G) 등도 문제로 나왔다.
삼성그룹은 정확한 응시생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채용제도 개편을 통해 서류 전형인 직무적합성 평가(자기소개서)에 통과한 인원에게만 응시 기회를 주는 만큼, SSAT 때보다 응시생이 크게 줄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선 약 1000명을 채용한다는 기준 아래 10배수인 1만여명이 시험을 치렀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GSAT 합격자를 대상으로 임원·직무역량·창의성 면접 등을 거쳐 오는 11∼12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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