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대문에 있는 CK무역 사무실(왼쪽), 동대문거리(오른쪽)]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중국 수출입 및 유통무역회사 CK무역(대표 조수봉)이 중국산 레깅스(브랜드 '렛츠다이어트')의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바꿔치기해 폭리를 취하는 등 불법행위를 일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CK무역은 롯데면세점과 HDC신라면세점 등 국내 대형 유통점에도 입점해 한국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레깅스를 대거 유통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한국산 제품이 인기가 많아 비싸게 팔 수 있는 점을 노려 역수출을 통한 부당이득을 챙기고 있다.

[▲원산지 바꿔치기한 '렛츠다이어트' 레깅스]
국내 레깅스 전문업체 A섬유 대표는 "CK무역이 유통하는 레깅스는 중국산이 100% 확실하다. 우선 오드람프 봉제방식의 레깅스는 국내서 만들 수는 있으나 수작업이 들어가므로 마진을 맞출 수가 없다. 게다가 대량생산 또한 무리"라며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한국 공장은 매우 한정돼 있어 생산 여부를 바로 수소문해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산지 바꿔치기한 '렛츠다이어트' 레깅스]
다른 레깅스 업체 B섬유 대표는 "심리스 편직(봉제선 최소화), 융 원단 등의 편집기 설비 자체가 한국에 없다. 해당 제품은 한국 생산 가능 여부를 따져볼 이유가 없다"면서 "우리나라는 레깅스 제조 시 4인치 400침을 쓰나 중국은 3인치 300침 수준이다. 육안으로 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CK무역은 면세점에서도 버젓이 원산지를 바꿔치기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면세점(본점 소공점)과 HDC신라면세점(용산점, 온라인), 동화면세점 등에 입점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면세점에 진열된 '렛츠다이어트' 레깅스]
의류업계 관계자는 "레깅스 시장 매출 규모는 공식적인 유통과 비공식적 유통을 모두 합친다면 국내가 약 3000억원 정도 규모이고 중국은 약 1조원 규모다. 국내 중소업체의 피해가 막심하다"며 "CK무역이 본격적으로 '렛츠다이어트' 레깅스를 팔면서 관련 업체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CK무역이 중국산을 한국산으로 속여 파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우리나라는 영세한데 CK무역은 규모가 상당하다. 최소한 1000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CK무역의 조수봉 대표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법망을 피해왔다. 가족들끼리 각각 수입과 물류창고·유통 등 단계별로 역할을 나눠 제품을 유통하고 있으며, '렛츠다이어트' 레깅스의 판매원인 스타일코리아 본사는 실체가 없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기업)'였다.

[▲실제 스타일코리아 본사(서울시 강남구)에 다녀온 결과 사무실은 없었으며 동대문 사무실이 '렛츠다이어트' 레깅스의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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