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회고록 논란, 여야 진상규명 놓고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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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1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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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북한대학원 대학교로 출근하던 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 마무리를 앞둔 가운데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최근 자신의 회고록에서 언급한 ‘북한인권결의안 결재사건’을 놓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장관을 역임한 송 전 장관은 지난 2007년 11월 유엔(UN)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기권 결정이 북한의 의사를 타진 후 확정됐다고 기록해 논란에 불을 붙였다.

새누리당은 최근 미르재단 등 측근 비리 의혹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를 기록하는 등 악재가 겹치자 송 전 장관의 회고록 파동으로 돌파구 마련을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여당이 측근 비리로 수세에 몰리자 진부한 ‘색깔론’을 들고 나와 안보정국으로 물타기를 시도한다며 의혹에 대해 일축했다. 국민의당은 두 정당에 대한 양비론을 펼치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주말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진상규명위원회로 격상한다며 맹공에 나섰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기문란에 해당하며 진상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송 전 장관의 회고록에 그려진 노무현 정권과 수뇌부들의 행태는 충격적”이라며 “책을 보면서 정치인이기에 앞서 한 사람 국민으로서 한국이 지금까지 온전하다는 사실에 안도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 2007년 11월 노 대통령과 문재인 전 비서실장 등은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한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김정일에게 사전에 보고하고 (북한의)의사를 확인 후 최종입장을 기권으로 정했다는 사실이 회고록에 드러났다”면서 “문 전 대표는 국민과 역사 앞에 참회하는 심정으로 그해 10월 전후로 있었던 추악한 대북거래에 대해 낱낱이 고백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 “문 전 대표는 향후 국정조사와 국회청문회와 특검, 검찰수사 등 일체의 진상규명 작업에 협조해야 한다”면서 송 전 장관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10가지 의혹에 대해 문 전대표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의혹 제기를 미르·K스포츠재단 등 각종 권력형 비리를 덮기 위한 '색깔론'으로 규정했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순실 사건의 비리를 덮으려고 새누리당이 우리 당 대선후보를 상대로 흠집내기와 명예훼손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이성을 잃은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은 비선측근실세를 덮기 위해 종북의 '종'자라도 붙일 여지가 있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마녀사냥하는 새누리당의 행태를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같은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아무리 최순실 관련 의혹을 덮고 싶어도 덮을 수는 없다"며 "국정감사를 파행시켜도 막을 수 없고, 색깔론으로도 막을 수 없는 게 비리 의혹"이라고 힘을 실었다.

국민의당은 양당의 공방전을 지켜보면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김대중 정부의 대북송금 특검 등을 운운하는 새누리당을 향해 색깔론 공세 중단을 요구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먼저 문재인 전 대표가 명확한 이야기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시도 때도 없이 정부여당과 청와대에서 색깔론으로 문제를 매도하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 당이 얘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먼저 문 전 대표가 사실관계를 확실하게 밝혀서 국민 의문점을 풀어달라, 그리고 청와대와 여당도 그렇게 색깔론 하지 말라고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회고록 파동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문 전 대표는 “새누리당은 북한 덕분에 존속하는 정당”이라며 “사실관계는 당시를 잘 기억하는 분들에게 물으라”고 일축했다.

또 “이번에도 새누리당은 극심한 경제위기와 민생 파탄, 그리고 우병우와 최순실의 국정 농단과 비리, 백남기 선생의 부검 문제 등을 듣기 위해서 남북관계를 정쟁 속으로 또다시 끌어들이고 있다. 국민들이 용서할 수 없는 행태이고,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으로 재임 중인 송 전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나는 정치적인 의도로 쓴 게 아니고 책 전체 흐름을 봐야지 일부만 보면 안 된다“라며 "기록에 의해 책을 정리했고 제 입장은 책에 다 담겨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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