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1일 청와대 비서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경질할 것이라는 일부 매체 보도가 나오면서, 우 수석에 대한 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일보는 17일 자 보도에서 박 대통령이 우 수석을 교체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고, 교체 시기는 이르면 이번 주 초, 늦어도 국회 운영위가 열리는 21일 전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여권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청와대는 정연국 대변인을 통해 "완전히 오보다. 전혀 사실이 아닌 느닷없는 기사"라고 즉각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이날 오전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릴 예정이었던 수석비서관회의를 돌연 연기하면서 우 수석 교체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정 대변인은 회의 연기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가질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경제현안 해법을 찾는데 고민, 고심하고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추가도발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악재 등 안보ㆍ경제위기 대응방안을 비롯해 노무현 정부 당시 북한 의견을 물어본 뒤 유엔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했다는 의혹도 불거진 만큼 향후 정국대응 방향을 좀더 면밀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날 연기된 수석비서관 회의는 20일께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비서실 등에 대한 국회 운영위 국감이 21일 진행된다는 점에서 국감을 앞두고 경제·안보 위기 극복 문제를 포함해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던지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야당이 미르·K스포츠 재단과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해 계속 의혹 공세를 펴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밝힐지도 관심이다.
우 수석 의혹과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둘러싼 ‘최순실 게이트’를 향해 야당의 파상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만큼 우 수석이 21일 국회 운영위 국감을 전후해 자진사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여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우 수석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이달 말쯤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은 우 수석을 본인을 직접 소환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민정수석이 검찰에 출두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박 대통령과 여권에도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야권은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고 안보·경제 위기 타개에 국론을 결집시키기 위해 ‘우병우 교체’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최근 여야 합의에 따라 기관증인으로 채택된 우 수석이 운영위 국감에 출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청와대 내부 기류가 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우 수석 국감 출석에 대해 “관례에 따라서”라며 불출석 입장을 재확인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우 수석 교체 가능성은 ‘제로’라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우 수석에 대한 야당 공세는 국정 흔들기라는 인식이 강하고, 여기서 밀릴 경우 집권후반기 국정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또 검찰이 4·13 총선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 만기를 하루 앞둔 지난 12일 추미애 더민주 대표 등 국회의원들을 기소하는 등 본격적인 정치권 사정을 개시한 시점이어서 민정수석의 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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