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삼성가(家) 삼남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리더십 위기에 처한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각자 신통찮은 실적으로 오빠 못잖게 속앓이 중이다.
이 부회장은 당장 오는 27일 주주총회가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번 주총에서 법적책임까지 감당해야 하는 ‘등기이사’ 지위에 오르게 되면, 이 부회장은 갤럭시노트7 사태 ‘해결사’로서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등 일체를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이 전담해왔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려면 이 부회장이 공식 입장을 직접 발표하면서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삼남매 중 유일하게 등기이사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전진이냐, 후퇴냐의 기로에 서 있다.
우선 호텔신라의 시원찮은 실적이 문제다. 이 회사는 지난 1~2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42.6%, 36.3% 감소했다. 시내면세점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3분기 영업이익도 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현대산업개발과 합작한 HDC신라면세점의 강남 진출이 무산될 경우, 이 사장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국내 호텔과 레저부문의 사업 개선에도 불구, 앞서 인천공항 면세점과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시내면세점 입찰을 따내야 하는 부담감을 떠안았다.
막내 이서현 사장의 사정도 녹록치 않다. 이 사장이 이끌고 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매출액 1조7383억원과 영업손실 89억원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이 사장은 올 들어 과감하게 조직개편을 단행, 연구개발(R&D) 조직을 없애고 수익이 뚜렷하지 않던 남성복 브랜드를 과감히 정리했다. 이후 여성·아동 브랜드 일부도 통·폐합하며 실적 반전을 노리고 있다.
다만 사업적으로 직접 연관성은 없지만 이 사장의 남편인 김재열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이 총괄하고 있는 제일기획 스포츠단의 부진한 실적이 내심 신경쓰이는 눈치다. 올해부터 제일기획 체제로 편입된 삼성라이온즈 야구단은 정규시즌 9위에 그치는 최악의 실적을 냈다. 삼성라이온즈가 포스트시즌을 탈락한 수모를 겪은 것은 2009년 이후 7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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