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중 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되더라도 미국의 국익을 앞세운 '보호무역'의 강풍이 중국을 강타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 클린턴 후보는 보호무역 강화와 함께 강경한 아시아정책을 지향하고 있어서, 중국으로서는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경제압박과 함께 정치적인 압박을 함께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 7월25일 보호무역 기조를 분명히 한 정강을 채택했으며, 이 정강은 클린턴 후보의 대선공약으로 고스란히 반영됐다. 클린턴 후보는 국무장관 시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옹호하며 자유무역을 지향했지만, 이번 경선 기간에 실업난에 빠진 미국인들의 민심을 읽고 '보호무역'으로 방향을 틀었다.
민주당은 무역협정에 대해 "지난 30여 년간 미국은 애초의 선전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너무나 많은 무역협정을 체결했다"면서 "이제는 이런 과도한 (규제) 자유화를 중단하고 미국의 일자리 창출을 지지하는 그런 무역정책을 개발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이런 원칙을 반영하기 위해 여러 해 전에 협상된 무역협정들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믿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클린턴 후보는 중국의 인권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한편, 동아시아 지역내 영유권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뜻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은 "아태 지역에서 인도양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호주와 일본, 뉴질랜드, 필리핀, 한국, 태국과의 동맹을 더욱 심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남중국해 항해의 자유 보호를 위해 역내 동맹 및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동맹 강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민주당은 또한 "인터넷 검열, 저작권 침해, 사이버 공격, 티베트를 포함한 중국의 인권 증진도 촉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중국으로선 민감한 정치·사회적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트럼프 후보 역시 중국의 경제정책을 맹비난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 26일 열린 후보토론에서 "중국이 통화를 절하하고 있으나 우리 정부에는 이에 대처하는 사람이 없다" "중국이 자신들의 국가를 재건하는데 미국을 마치 돼지저금통처럼 활용하고 있다" 등의 중국을 공격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또한 트럼프는 이에 앞서 지난 7월 21일 후보 수락연설에서 "모든 무역협정 재협상"을 천명했다. 트럼프는 "나는 우리 노동자를 해치거나 우리의 자유와 독립을 해치는 어떤 무역협정에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신 나는 개별 국가들과 개별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훔쳐간 중국의 수입품에 최고 45%의 관세를 물리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는 선거유세 기간 자신이 중국 기업인들을 다뤘던 경험을 자랑하듯 내뱉기도 했으며, 중국을 미국내 일자리 침탈의 주범으로 몰아붙이며 "중국이 세계 무역에서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 경제기밀의 절취를 포함한 불법적 행위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으로서 모든 법적 권한을 이용해 중국을 처벌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선거캠프 공식 정책보고서는 또 ▲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위반 시 상계관세 부과 ▲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WTO 규정 재협상 ▲ 덤핑과 불법보조금 규제 강화 등의 통상정책 대안도 담고 있다.
중국 중산대의 장위취안 국제관계 전문가는 "트럼프가 중국과 무역 문제에 강경하겠지만, 클린턴은 아시아에서 중국의 지정학적 장악에 대응해 일본과 필리핀 등 지역 동맹국과 유대를 강화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누가 이기든 중국이 차기 미 대통령으로부터 거대한 도전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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