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일본 프로야구 선수 구로다 히로키(투수)가 은퇴를 선언, 프로 생활 20여 년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됐다고 지지통신, NHK 등 현지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구로다 선수는 전날인 18일 히로시마 시내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며 "앞으로 몇 경기에 등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부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개막하는 니폿햄 파이터스와의 일본 시리즈(7전 4승제)가 구로다 선수의 현역 시절 마지막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로다 선수는 "리그 우승으로 일본 시리즈 진출이 확정된 만큼 선수 생활에 대한 후회나 여한이 없다"며 "이번 등판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시리즈에 앞서 동료와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구로다 선수는 지난 1997년 히로시마에 입단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그동안 321경기에 등판해 124승 105패 1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55다. 2008년에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와 계약을 맺고 메이저 리그에 진출했다. 다저스와 양키스에서 79승을 추가했다.
미국 리그에 남아 있으면 20억 엔 이상의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난해 히로시마에 복귀해 일명 '의리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연봉 계약을 1년 단위로 갱신하면서 능력 개발에 충실했던 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복귀 이후 올해 7월까지 구로다 선수는 미일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전형적인 약팀 중 하나로 꼽혔던 히로시마는 25년 만에 올해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히로시마 팀을 이끌고 있는 오가타 고이치 감독은 "구로다는 그동안 후배 선수들에게 조언이나 연습 자세 등 많은 조언을 해줬다"며 "구로다가 히로시마에 복귀한 덕분에 올해 리그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은퇴는 아쉽지만 팀 전원이 기쁨 속에 경기를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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