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딸 한 학생에만 오비이락 사례 너무 몰려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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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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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 교수협의회 차원 조사 나서

19일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열린 최경희 총장 해임 촉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특혜입학, 비리해명' 등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최경희 총장의 사퇴와 학교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권 비선 실세 논란이 일고 있는 최순실의 딸 정양에 대한 특혜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대 교수협의회가 진상조사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김혜숙 이대 교수협의회장은 20일 “학교가 말이 안되는 행정을 할 정도로 엉망은 아니기 때문에 학교의 해명이 다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한 학생에게만 오비이락의 사례가 많이 발생해 정황상 특혜 의혹이 불거져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측은 설명회에서 정양의 입학과정에서 체육특기자 대상 종목에 없던 승마 등 개인종목이 추가된 것은 2013년 5월부터 추진했으며 2013년 7월 발행한 2014학년도 신입생 수시모집 요강에 이미 공지가 돼 있던 내용이라고 밝혔다.

2014년 9월 20일 취득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인정을 받은 것도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학교측은 수상 이전인 9월 15일 실시했던 서류전형에서는 반영이 되지 않았지만 20일 실시한 면접 과정에서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학교측은 학칙개정에 대해서도 다른 학교 수준으로 체육특기자들이 훈련 등의 서류를 증빙하면 출석으로 인정하고 추가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했으며 소급적용 사례가 이외에도 다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학교측은 최순실의 학교 방문 이후 정양에 대한 지도교수 교체가 이뤄진 것과 증빙서류가 없는데도 정양의 출석이 인정된 점 등은 사실로 드러났다.

김 교수는 “학교측 설명이 아예 말이 안된다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학교가 말이 안되게 행정을 했다면 정말 큰일 날 일”이라고도 했다.

김 교수는 “학교측이 공정하게 입학 과정을 운영했다고 하는데 그러길 바랄 뿐”이라면서도 “하지만 한 학생에게만 이런 사례가 집중된다는 것이 이상해 특혜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학생에 이런 사례가 해당될 확률이 반반이라면 한 두가지가 아닌 여러 경우가 해당되려면 확률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해당 학생에게만 입학과정, 학칙개정, 지도교수 교체, 학점 인정 등 여러 사례가 겹쳐 일어났는데 우연이라고 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총장 선출과 학교지배구조개선, 운영방식 개선 등에 관해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해 학교에 요구를 할 것”이라며 “특혜 시비에 대해서도 조사위원회가 활동을 하면서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대 교수협의회는 19일 최 총장 사퇴 이후 예정된 집회를 열고 농성 학생들의 안전보장, 합리적인 총장선출제도 마련과 재단 이사회를 비롯한 이화 지배구조의 개선을 요구하면서 행진에 나섰었다.

교수들이 최근의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과 행진 등 시위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교수들은 최 총장을 포함한 몇몇 보직자들에 의해 그동안 정직하고 청렴하게 운영되어온 학교 명예가 실추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첫 시위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교수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 사실상 재단이 지명하는 인물이 총장으로 선출되는 의사결정구조에 있다며 학내 구성원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는 합리적인 총장선출제도를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가 수주한 각종 지원사업들이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 확립, 대학 구성원들의 발전을 위해 실질적으로 기여하는지 물으면서 과도한 실적위주, 성과위주의 교육정책에 대해 문제제기도 하고 있다.

교수들은 정모 양의 입학에 특혜가 있었고 연속적인 학사경고의 위기에 몰린 그녀를 구하기 위해 학칙까지 개정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모든 학사행정을 일거에 무효화하고 대학의 존립근거를 위협하는 폭거임이 분명하다며 최 총장이 연관된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사법처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범죄적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총장이 사임했지만 앞으로 정양에 대한 특혜 의혹, 총장 선임, 지배구조개선 등을 둘러싸고 한동안은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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