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관영 언론이 한·미 양국이 북핵 위협에 대응해 신설하기로 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비유하는 것에 대해 쓴 소리를 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1일자 "한·미의 '나토' 결성, 한국은 그럴 능력이 되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나토는 애당초 소련이라는 거인을 겨냥해 만든 다자간 기구이지만 확장억제전략협의체는 누구를 겨냥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사설은 한·미 양국은 이것이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 했지만 한국 언론들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한지, 중국·러시아· 북한을 한데 묶어서 겨냥하려는 것 같다며, 동북아를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 구도로 만드려는 것이냐고 쏘아부쳤다.
그나마 한국 정부는 최소한 한국 언론보다는 총명한 것 같다면서도 한국 관료들은 미국이 한반도 위기를 이용해 명목적으로는 북한을 겨냥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잠재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알면서도 그 사실을 죽어도 인정하려 하지 않은 채 중국의 이해만을 호소하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게다가 한국 언론들은 너무 흥분해 모든걸 잊어버린 것 같다며 한국 언론들이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나토에 비유한 것은 자만이자 국제정치에서 경악할 만한 무지라고 비난했다.
사설은 한국이 북핵 위협으로 불안하다는 걸 이해하지만, 동시에 중국에 화풀이하는 것, 미국이 한반도를 전략적 군사도구로 확장하려는 데 동참하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적대관계에 놓인 남북한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하며 한반도 긴장감을 높이고, 그들을 둘러싼 대국간 힘겨루기를 부활시켜 한반도를 다시 아시아, 심지어 전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각축장으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최근 삼성의 배터리 폭발, 현대차의 글로벌 매출 실패 등 한국 대기업들의 경제적 풍파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 언론들은 최소한 이성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한국이 미국에 빌붙는 것은 한국 스스로를 전략적으로 낮추는 꼴이며, 지금 가지고 있는 독립 자주능력이 있는 한국을 미국의 '똘마니'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사설은 한국은 한국 못지않게 북한도 어렵다는 걸 알아야 하며, 누구든지 상대의 감정을 헤아리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한다면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이 정말로 '나토'가 된다면 이건 한국에 안전을 가져다 주기는 커녕 활력있는 한국을 '초주검'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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