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수수료 수익, 신탁이 '효자'…이색 상품 출시도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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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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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시중은행들이 수수료 이익 증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신탁 수수료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기대 수명 역시 길어지면서 노후에 대비한 금융 수요가 높아진 데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신한·KEB하나·IBK기업은행의 올 3분기 신탁 수수료 이익은 1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억원 증가했다.

이들 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의 신탁 수수료 이익 증가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의 올 3분기 신탁 수수료 이익은 23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20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전분기 대비로도 50억원이 늘었다.

우리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신탁 수수료 이익은 540억원으로 지난해 1년간 벌어들인 신탁 수수료 470억원을 뛰어넘었다.

신한은행의 신탁 수수료는 올 3분기 253억원으로 전년 동기 200억원보다 26.5% 증가했다. 누적 이익 역시 6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5% 늘었다.

그동안 은행의 수수료 이익 증가세는 펀드와 방카슈랑스가 이끌었으나 올 들어 다소 부진한 가운데 신탁이 이들을 대체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펀드 및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누적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정도 줄었으며 우리은행의 경우 방카슈랑스 수수료 이익이 같은 기간 4.2% 감소했다.

이처럼 은행들의 신탁 수수료 이익이 증가한 데는 연금 시장이 확대된 영향이 가장 크지만 기존 연금저축신탁 외에도 신탁 상품에 대한 다양한 니즈가 생긴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은행들이 비이자이익 중 수수료 이익 증대를 위해 신탁 시장에 신경쓰면서 관련 이익도 늘었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시기적으로 과거에 많은 재산을 축적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 넘겨주는 시기 인 것 같다"며 "이로 인해 신탁을 활용하려는 니즈가 늘었고 은행들도 중장기적으로 신탁 부문을 확대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관련 이익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들은 연금저축신탁 중심인 기존 상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은퇴 및 노후 관련 신탁을 선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고객의 노후에 대비한 신탁 신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관련 채널을 잇달아 오픈했다.

지난 10일에는 은행권 최초로 향후 치매 발병 등에 대비할 수 있는 'KB 성년후견제도 지원신탁'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고객이 국민은행과 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금전을 맡기면 향후 치매 발병 시 후견인이 치매 치료 및 요양 자금을 정기적으로 받아 고객을 위해 사용하도록 설계돼 있다.

또 반려동물이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해 고객이 반려동물을 돌봐줄 부양자를 미리 지정하면 고객 사망 후 부양자에게 반련동물 보호 및 관리에 필요한 자금을 일시에 지급하는 'KB 펫(Pet) 신탁'도 출시했다.

권 수석연구원은 "이 같은 상품은 기존 유언신탁이나 금전신탁이 아닌 새로운 유형의 상품"이라며 "은행들이 신탁 사업 확대를 시도하는 초기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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