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6중전회, '핵심'과 '총서기'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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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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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개최됐던 18기 5중전회.[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가 24일부터 27일까지 4일동안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다.

이번 6중전회 최대 관전포인트는 내년에 개최될 제19차 당대회(공산당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차기지도부 정지작업과 관련해서 어떤 신호가 나올지다.

6중전회가 권력지형에 대한 아무런 시그널을 내놓지 못한다면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권력이 아직 공고화되지 못했으며, 내년 하반기 개최될 당대회에서 현재와 비슷한 형태의 권력분점식 집단지도체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반대로 권력과 관련된 시그널을 내놓는다면 현재의 집단지도체제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현재의 집단지도체제를 이어나가고자 하는 공청단파와의 기싸움에서 1인지도체제를 확립시키려는 시진핑 주석이 승기를 잡았을지가 이번 6중전회 초미의 관심사인 것.

◆당중앙 호칭 변천사

이같은 상황에 6중전회를 앞두고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산하의 잡지사인 '인민논단'이 의미심장한 주장을 내놓았다. 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인민논단은 최신호에서 "중국이 다시 대국이 되기 위해 영수가 필요하다"며 "시주석을 당 지도부의 '핵심'으로 불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지도자에 따라 당중앙을 칭하는 표현방식이 세가지로 변해왔다. 개인숭배가 절정에 치닫던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시대에는 '마오쩌둥 동지를 수(首)로 하는 당중앙'이라고 칭했다.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 시대에는 '덩샤오핑 동지를 핵심(核心)으로 하는 당중앙'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장쩌민(江澤民) 시대에도 '핵심'이라는 호칭이 유지됐다. 이어 집단지도체제가 한층 강화된 후진타오(胡錦濤) 시대부터는 '핵심' 대신 '총서기'라는 호칭이 등장했고 이는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에는 '시진핑동지를 총서기로 하는 당중앙'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1인지배에서 집단지도체제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호칭 역시 변화되어 온 것.

인민논단은 6중전회를 하루 앞두고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이 되어야 한다는 화두를 던진 셈이다. 이같은 목소리는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만약 6중전회에서 '핵심'이라는 표현이 공식적으로 나온다면 시 주석의 권력이 한층 공고화됐으며, 시주석이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1인지도체제로 가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산당 방침 결정되는 회의

대체로 매년 한 차례씩 열리는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중국공산당의 주요 지침을 결정하는 정치행사다. 중앙위의 결의와 지도방향이 내려지면, 국무원, 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전국정치협상회의, 당 기율위원회 등의 국가기관들이 중앙위원회가 내린 방향에 맞춰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게 된다.

6중전회에는 2012년 11월 개최된 18차 당대회에서 선출된 200여명의 중앙위원과 170여명의 후보위원이 참석한다. 이 밖에 각 기관의 중요인사들이 옵저버 자격으로 참석한다. 6중전회 기간에는 별도의 보고서나 발표문이 공개되지 않다가 27일 종료되면 공보가 발표된다. 상황에 따라 공보발표가 하루이틀 늦어질 수도 있다.
 

2014년 10월에 개최됐던 18기4중전회 모습.[사진=신화통신]


◆종엄치당 중점 논의

이번 6중전회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이른바 '4대 전면'(四個全面) 지침의 하나인 전면적인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과 반(反)부패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제창한 지도사상인 4대 전면은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과 개혁 심화, 의법치국(依法治國·법에 따른 국가통치), 종엄치당의 전면 실시를 의미한다. 6중전회에서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보고가 이뤄지며, 종엄치당 관련 중대사안 점검, 당내 정치생활 준칙 제정, 당내 감독조례 수정 등을 주요의제로 삼는다.

실제로 시 주석은 지난달 27일 주재한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당내 정치생활 준칙, 당내 감독조례에 관한 의견을 반영한 보고서를 청취한 뒤 수정안을 만들어 6중전회에 상정키로 했다.

특히 6중전회를 앞두고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중국 중앙(CC)TV와 공동으로 제작한 '영원히 계속된다'(永遠在路上)라는 제목의 반(反) 부패 다큐멘터리를 지난 17일부터 방영하며, 반부패 분위기를 고양하고 있다. 총 8부작의 타큐멘터리는 오는 25일까지 방영된다. 다큐에는 저우번순(周本順) 전 허베이(河北)성 서기, 쑤룽(蘇榮)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 리춘청(李春城) 전 쓰촨(四川)성 부서기 등 부패인사들이 직접 출연해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주요 인사이동 발표되나

내년 가을 개최되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중앙위 전체회의가 될 가능성이 큰 이번 6중전회에서는 중앙 당정기관의 주요 인사가 윤곽을 드러낼 수 있다.

19차 당대회에서는 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외한 5명이 은퇴할 예정이어서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6중전회를 앞두고 중국 지도부는 최근 지방 당서기에 대한 인사를 대대적으로 단행,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측근들이 약진했다는 평가를 낳은 바 있다.

이번 6중전회에서는 반부패와 당관리 외에도 시 주석이 강조하는 공급측면의 개혁과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대응 방안 등 경제 현안과 군 개혁을 비롯한 각종 개혁 방안도 두루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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