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다. 로봇이 투자를 맡아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 주인공이 로보어드바이저(RA)다. RA(Robo-Advisor)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다. 고도화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통해 인간 대신 모바일 기기나 컴퓨터를 통해 포트폴리오 관리를 수행하는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컫는다. 온라인 설문을 통해 투자자 성향을 파악하고 자산 배분 전략을 수립해주기 때문에 투자자는 편리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현재 RA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인간보다 더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투자를 실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과 IT기술 발전에 따른 핀테크 기반의 금융서비스 확대가 맞물려 저가형 자산관리 서비스 형태로 발전해 왔다.
미국의 경우 연간 0.25~0.5% 정도의 수수료만 지불하면 일정 수준의 RA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자산관리 서비스 평균 수수료 0.75~1.5%의 3분의 1 수준이다. 또한 컴퓨터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 상관없이 자문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RA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등장했고 시장의 장기적인 흐름에 관한 데이터도 부재하다. 이런 이유들로 일부 전문가들은 RA의 경험 부족이 경기 위기상황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 또한 알고리즘 오작동이나 해킹 등의 치명적인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언급했다.
현재 29개 업체 36개 알고리즘이 테스트베드 사전 심사를 통과해 이달 17일부터 본 심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9월부터 6개월간 테스트를 거쳐 검증된 업체에 온라인 업무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금융위원회는 밝혔다.
또한 각 포트폴리오의 운용현황을 코스콤의 테스트베드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 수익률과 위험조정수익률, 변동성 등을 비교 공시해 투자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판단할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처럼 국가적으로 RA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자산 분배 모델에 대한 의구심 또한 크다. 기존 업체들은 투자 대상의 유형만 공개할 뿐 투자자는 RA가 어떤 방식으로 운용되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와 같이 판매보수가 높은 상품으로만 자산배분을 실행 하거나 빈번한 매매 활동을 통해 과도한 수수료를 부담하게 될 수도 있는 도덕적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RA가 안정적으로 국내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 기본적인 업무수행 심사 이외에 별도로 투자자들에게 투명성을 입증해 보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RA는 자본시장의 위협이 아닌 기회임에는 틀림없다. 금융당국과 업계, 투자자 모두의 노력으로 함께 발전시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RA를 맹신하기보다는 자산관리 멘토로서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더욱더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해 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