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이런 민주주의 원하나?" 미국의 수치로 전락한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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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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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대통령 "최악과 차악에서 고르는 선거일뿐"

  • 영국, 캐나다 등 외국인 "선거보다는 TV쇼 같아"

 

[사진=AP연합] 미국의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선거가 종반으로 향해갈 수록 진흙탕 싸움이 되면서, 이를 조롱하는 국내외의 시선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 대선이 진행되는 모습을 보면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나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나 다를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이란 아라크를 방문해 연설을 하는 도중 클린턴과 트럼프의 TV토론을 언급하며 양측 모두를 비난하는 주장을 했다고 CBS뉴스는 이날 보도했다. 그는 또 양측 후보 중 누구도 선호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미국 대선을 "차악을 결정하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막싸움처럼 벌어지는 대선판을 비판하면서 "토론에서 그들이 상대방을 공격하고 조롱하는 것을 봤는가?"라며 "이란도 이런 민주주의를 원하는가? 이 나라에서 그런 식의 선거를 원하는가?"라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미국은 200년 넘게 민주주의를 시행해 왔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미국을 한 번 보라. 도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라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미국 대선에 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란과의 관계는 미국 대선의 주요 논쟁거리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이란을 '영원한 적'으로 규정하면서 지난해 미국 주도로 이루어졌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최대 외교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이란과 서방의 핵협상을 '일방적 거래'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자신이 당선되면 협상을 무효로 돌리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클린턴은 해당 협상으로 이란이 가하는 핵 위협이 약화됐다고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이란 정부가 테러 세력을 지원하고 이스라엘에 위협을 가하는 등 지역의 불안정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미국의 대선판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미국 현지언론들은 외국인들이 어떤 시각으로 자신들의 대선을 평가하는 지에 대한 취재에 나서기도 했다. 

미국 인터넷 언론인 더탭은 지난 10월초에 캐나다, 호주, 영국, 중국, 네덜란드 등 여러 나라 국민들이 생각하는 미국 대선에 대해 보도했다. 인터뷰에서 캐나다 출신의 알레나와 미셸은 각각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본선까지 밀어올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정치가 아니라 할리우드의 리얼리티쇼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국의 조세프는 "그럼 음담패설을 하고도 여전히 후보로 뛰고 있다는 게 믿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터키 출신의 베렌은 트럼프가 내미는 반이슬람주의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중국인인 랑은 "트럼프가 내뱉는 말들이 미국의 격을 낮추고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에게 위대하다고 말해주세요(#tellamericaitsgreat)'라는 해시태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도 하다. 

토론토에 위치한 광고 에이전시 가든 콜렉티브는 "미국이 지금 응원이 필요한 것 같아 보인다"면서 "이웃이며, 가장 친한 친구인 우리는 그들에게 비록 현재 상황이 잠깐 안좋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여전히 위대한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는 걸 일깨워줄 수 있다"면서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현재 미국의 대선 상황이 얼마나 외부에서 얼마나 엉망으로 보이고 있는지를 알려준다고 미국 언론들은 설명했다. 

이 캠페인은 도널드 트럼프의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를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무려 52%가 "선거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고 NPR은 지난 15일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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