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3년 만에 후판 가격 인상…‘수주 절벽’ 조선업계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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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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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판값 t당 10% 인상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철강업계가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후판의 올 하반기 납품가를 t당 약 10% 인상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후판 공급사들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사들과 하반기 후판가격을 t당 5만원가량 인상하는데 최근 합의했다.

후판 공급 가격은 최근 3년간 t당 50만원 초반대로 형성돼 왔다. 철강사들이 급속도로 악화된 조선업계의 형편을 배려해 왔지만 이번 협상을 통해 약 10%가량 인상이 이뤄진 셈이다.

그동안 조선·철강업계는 보통 1년에 두 차례 후판 가격 협상을 가져왔다. 올 하반기 협상의 경우, 가격 인상 문제를 놓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5개월 넘게 진행됐다.

이번 가격인상으로 가뜩이나 ‘수주 절벽’으로 고생하고 있는 조선사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철강사들의 전체 매출 대비 후판 판매 비중은 10%에 불과하지만, 선박 건조 대금 가운데 후판 구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20% 정도로 구조상의 조선사 손해가 더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불황에 조선사들이 다 쓰러질 판”이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후판 비중을 늘리지 않으면 국내 조선업체들이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반면 철강사들은 3년 가까이 이미 ‘고통분담’을 한만큼 최소한의 인상이라는 주장이다.

최근 판매량 감소에 따른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고정비 부담이 늘고 있는 데다 최근 급등한 원료탄 가격도 인상을 늦출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철강사들이 주로 공급받는 호주산 원료탄 가격은 10월 둘째 주 기준으로 t당 244.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월보다 109.2달러보다 두 배가 오른 것이다.

올 9월까지 주요 3사의 후판 판매량은 693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었다. 여기에는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며 후판 공급을 중단한 탓이다. <본지 7월 14일자 2면·8월 16일자 12면 참조>

또 법정관리에 이어 파산절차까지 밟고 있는 STX조선의 미수채권이 동결되면서 철강사들이 앞서 공급한 840여억원도 규모의 후판 대금도 돌려받을 수 있을지 사실상 알 수 없게 됐다.

철강 3사가 STX조선해양으로부터 받아야 할 후판 대금은 총 847억원으로 포스코가 373억원으로 가장 많고 동국제강(332억원), 현대제철(142억원) 순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 사정을 배려해 3년 가까이 후판 가격을 동결하는 과정에서 철강사들의 수익성도 악화됐다”면서 “t당 5만원 인상은 수익성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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