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국내 주요 통신사별 '단가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갤럭시7·7엣지를 구매하는 번호이동 고객에 한해 최대 도매 단가를 55만원까지 제공하며 비정상적인 영업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컨데 출고가 83만6000원인 갤럭시7을 SK텔레콤 번호이동으로 구매할 시, 시장의 정상 수준(30만원)을 뛰어넘는 리베이트 금액(55만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고객에게 더 많은 현금을 돌려주는 '페이백'을 통해 SK텔레콤으로 가입시킬 수 있도록 판매점을 유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SK텔레콤에 구두 경고와 벌점을 부과했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되려 SK텔레콤은 지난 24일 오전 11시 기준 단가를 55만원까지 올리면서 시장의 룰을 무시한 것.
관련 업계는 SK텔레콤이 이러한 꼼수를 쓴 배경에는 아이폰7 출시에 따른 위기감의 반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틀만에 이용자 2868명을 뺏긴 SK텔레콤이 다시 고객을 되찾기 위해 무리한 영업 행위를 했다는 얘기다.
실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아이폰7의 출시 첫날인 지난 21일 통신시장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KT는 106건, LG유플러스는 1677건 증가했으나 SK텔레콤은 1783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날인 22일에도 KT는 417건, LG유플러스는 668건 증가했으나 SK텔레콤은 1085건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7으로 재미를 못 본 SK텔레콤이 다른 단말을 이용해 소위 말하는 '대란'을 일으켜놓으면 한동안은 장사가 안된다"며 "일명 '호갱'이 된 소비자가 또 다른 대란을 기다리며 구매를 멈추기 때문에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국내 1등 통신 사업자가 하루만에 1000명 이상의 고객을 끌어모은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단가를 55만원 이상으로 책정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이폰7 출시 초반 경쟁사 쪽에서 번호이동 고객을 중심으로 개통하면서 번호이동고객이 늘어나고 갤럭시S7 등 다른 모델에 대한 리베이트가 생겨나면서 번호이동 고객을 잃은 것은 사실"이라며 "단가표의 경우 본사 정책이 아니고 공시지원금을 올리면서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 고객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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