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현지시간) 항공기 한 대가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 인근 주택 지붕 위에서 위태롭께 착륙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영국 정부가 런던 히드로 공항 제3활주로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의회 승인 절차가 남은 데다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아 최소 2020년 이후에나 건설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NBC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크리스 그레일링 교통부 장관은 이날 내각 회의에서 "런던 내 항공기 수용 환경을 늘리기 위해 히드로 공항 제3활주로를 신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제3활주로 신설 계획이 나온 지 13년 만에 확정된 것이다.
히드로 공항은 현재 수용 능력의 98%에 달해 항공기들이 위태로운 운항을 하고 있다. 활주로가 추가되면 연간 수용 능력이 현재 48만편, 8000만명에서 최대 74만편, 1억 300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정부 공항위원회는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서 활주로 신설 방안과 더불어 런던 남부 개트윅 공항 확장 방안, 히드로 공항 내 기존 활주로에서 이착륙이 동시에 가능토록 연장하는 방안 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단 재계와 노동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환영하면서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주 의회에서 "40년에 걸쳐 논의된 사안인 만큼 이제는 결정을 내릴 시점"이라고 밝혔다.
다만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 정부 각료들 사이에서 이견이 있는 만큼 당장 활주로 건설이 시작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반대파들은 소음과 교통, 오염 등을 이유로 활주로 추가 건설을 반대해왔다.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 등 정부 각료들도 공항 확장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도 보수당 대표 시절인 지난 2009년 히드로 공항 활주로 신설 계획이 없다고 말했었다.
실제로 히드로 공항의 활주로 건설은 앞으로 1년간 협의를 거쳐 의회 승인을 얻어야 시작될 수 있다. BBC 등은 여당인 보수당 하원의원의 20%인 약 60명이 히드로 공항 활주로 신설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신설 공사는 최소 2020년까지는 첫 삽을 뜰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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