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등기이사 선임을 통해 경영 전면에 나서며 ‘뉴 삼성’ 시대를 연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0시 삼성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논의한다.
주총에서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의결되면 이 부회장은 당장 이날부터 등기이사직을 수행한다. 이 부회장은 관례에 따라 주총에는 참석하지 않는 대신 주총 후 있을 예정인 이사회에서 등기이사로서 첫 인사를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책임있는 자리를 맡은 소감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삼성전자 사내이사진은 이 부회장을 비롯해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DS부문장),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CE부문장),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IM부문장)으로 짜여지게 됐다. 기존 사내이사였던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사임했다.
현재로선 안건 통과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찬성 의견을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권고했고 지분 8.69%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투자위원회를 열어 찬성 의견을 확정한 바 있다. 서스틴베스트가 반대 권고를 했지만 표결까지 가지 않고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의 다수 동의를 얻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 선임 후 대표이사 또는 부문장 직함을 맡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는 현재 삼성생명공익재단 및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어 사실상 그룹의 대표로 활동해왔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 퇴진 이후 8년여 만에 오너일가의 구성원이 삼성전자 사내이사로 등재된다.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 부회장은 약 25년 만에 사내이사 직함을 갖게 된다. 이 부회장은 2004~2008년 삼성과 소니의 합작법인인 S-LCD 등기이사만 맡은 적이 있다.
이 부회장이 그리는 ‘뉴 삼성’은 연말로 예정된 사장단·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구체화 될 전망이다. 사태에 대한 책임인사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향후 수십년간 그와 함께 할 젊고 패기 있는 인재를 등용하는 것이 급선무다. 갤럭시 노트7 사태를 통해 이 부회장은 사업환경이 얼마나 크게 달라졌는지를 실감했다.
따라서 앞으로 그가 그려나갈 ‘뉴 삼성’은 ‘포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고객과 그룹 조직원, 삼성과 운명을 함께하는 이해당사자들을 어떻게 끌어안고 가느냐에 따라 이 부회장의 ‘뉴 삼성’은 성패가 갈릴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재계 관계자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달리 이 부회장은 톱으로 자신의 색깔을 제시하기 보다는 전문경영인들과 함께 그려나가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이재용의 뉴 삼성’은 삼성이 자랑하는 ‘전문경영인’의 역량 발휘를 강화하면서 사업에 대한 책임과 의무는 이 부회장이 도맡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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