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삼성전자가 사업개편과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 이사 선임을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열었지만, 주주들의 주된 관심은 갤럭시 노트7 사태에 대한 책임자 문책 등으로 쏠렸다.
27일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48기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프린팅 솔루션 사업부 분할계획서 승인, 사내이사 이재용 선임의 안건이 통과됐다.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프린팅솔루션 사업 분할안을 상정하며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주주들의 의견은 갈렸다. 프린팅솔루션 부문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고, 주주들에게 유리하지도 않다는 입장과 회사가 다 잘되기 위한 것인 만큼, 원안대로 승인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일부 주주들은 안건과는 별개로 갤럭시 노트7 사태를 놓고 사측에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한 주주는 "삼성전자가 올바른 규범을 가지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신상필벌해야 한다"며 "갤럭시 노트7 단종, 실패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질지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에게 밝히는 게 도리"라고 경영진 책임론을 제기했다.
다른 주주도 "아이폰도 중국, 호주에서 폭발해 문제되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대응을 잘못해서 갤럭시 노트7 판매중단까지 이르게 됐다"며 "집행부는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을 선언했을 때와 같은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권 부회장은 "주주분들께 심려끼쳐 드려 죄송하다. 사건 총력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수습이 끝나고 나면 거기에 걸맞는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질의응답 시간 내내 주주총회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갤럭시 노트7 문제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권 부회장이 추가 질의를 물으면 화제는 갤럭시노트7으로 넘어갔다.
주주들은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IT 기업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번 문제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일관되게 주문했다.
삼성전자는 안건 승인 후 별도 시간을 마련하고 갤럭시 노트7 사태 경과에 대해 설명했다.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IM부문장)은 "자체 조사 뿐만 아니라 미국 UL 등 국내외 권위있는 제3의 전문 기관에 의뢰해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끝까지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서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모든 프로세스를 살펴보고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권오현 부회장은 안건 통과가 최종 마무리되고 임시주주총회 폐회를 선언하면서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거듭 머리를 숙였다.
이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저희 엔지니어들이 상당히 위축돼 있는데,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계속 사랑해주고 격려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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