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충범 기자 = 시공능력평가 7위 이내의 건설사들 중 상장사 5곳(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GS건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지난 26~27일 일제히 발표됐다.
국내 주택 시장의 호조세에 힘입어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대우건설의 경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다소 밑돈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그 배경과 향후 4분기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 매출 2조7812억원, 영업이익 979억원의 경영실적(별도기준)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6.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 감소했다. 이번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은 대우건설이 유일하다.
대우건설 실적 발표(27일) 이후 주가도 하락했다. 지난 28일 대우건설은 전일대비 140원 하락(-2.17%)한 주당 632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매출이 2조9770억원, 영업이익이 1530억원으로 올 2분기(2015년 9월 1일 합병으로 전년 동기 비교 불가)보다 29.7% 늘었고, 현대건설은 매출 4조4641억원(전년 동기 대비이며 이하 동일, 5.2%↓), 영업이익 2751억원(4.1%↑)을 기록했다.
또 대림산업의 경우 매출 2조4574억원(2.4%↑), 영업이익 1307억원(92.1%↑)으로 모두 증가세를 보였고, GS건설의 경우 매출 2조5747억원(7.68%↓), 영업이익 384억원(252.7%↑)으로 매출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의 상승폭은 가장 컸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국내 분양시장의 활황세 지속, 미수채권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해외건설의 경우 전반적으로 수주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거나, 전분기 손실 선 반영이 이뤄진 건설사들은 대체로 안정적인 실적을 보였다.
이에 반해 대우건설은 해외건설 실적 부진 여파를 크게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일부 해외 현장에서의 손실 반영 때문에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적자는 동남아시아 일대 건축 프로젝트, 아프리카 발전 사업소 등 저가 해외수주에 따른 것이다. 업계는 이들 프로젝트의 적자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국내주택에서는 ‘마포한강 푸르지오 상가’ 할인 분양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300억원 가량이 판관비에 반영된 점도 영업이익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동부증권 조윤호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의 해외 원가율과 영업외비용 발생이 실적 안정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우건설의 4분기 실적 개선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박용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해외 프로젝트 부실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저가 해외 사업장 마무리는 내년에야 종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실적은 대우건설 매각작업에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연말까지 매각자문사 선정 후 실사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무렵 공고를 낸다는 방침이다.
건설업계의 다른 전문가는 “대우건설은 당분간 매각 작업에 집중하겠지만, 기업의 규모가 워낙 커 알맞은 인수업체를 찾는데 시일이 걸릴 전망”이라며 “해외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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