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대한통운 직원이 경기 군포 물류센터내 TES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자율주행 운송로봇'을 이용해 물품을 나르고 있다.[사진=CJ대한통운 제공]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자율주행 운송로봇, 이동형 피킹시스템 W내비게이터, 광학카메라로 물품 종류·무게까지 인식하는 인텔리전트 스캐너, 도심·산간지역 30분 배송을 목표로 한 드론…’
지난 27일 오후 찾은 CJ대한통운의 경기 군포물류센터에 마련된 ‘TES 이노베이션 센터(Innovation Center)’에는 이같은 최첨단 물류장비의 연구개발(R&D)이 한창이었다.
지난 5월 개장한 TES 이노베이션 센터의 TES는 첨단 융복합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시스템과 솔류션(System & Solution)의 앞글자를 따온 것이다. 흔히 3D(기피)산업으로 인식되던 물류산업을 첨단기술로 혁신하겠다는 CJ대한통운의 의지가 반영된 것.
신동휘 CJ대한통운 부사장은 “고객이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최적의 상태’의 배송은 우리의 3대 목표”라며 “TES센터는 인공지능·드론·사물인터넷을 물류에 접목해 물류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만들기 위한 물류기술 실험실”이라고 소개했다.
◆스스로 척척 물건 골라내는 ‘자율주행 로봇’
이날 가장 눈에 띈 것은 ‘자율주행 로봇’이었다. 겉모양은 투박한 택배상자처럼 둔해보였지만, 기능과 속도는 ‘날쌘돌이’였다.
최근 택배시장은 전자상거래(E-commerce·이커머스) 증가로 다품종·소량 물류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배송하느냐에서 성패가 갈린다. 통상 입하-보관-피킹-출하 4단계를 거치는 물류센터 작업 중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피킹(주문물품을 보관장소에서 골라내는 작업)의 정확도가 특히 중요하다.
그동안은 사람들이 피킹을 직접 해왔지만, 적잖은 오류가 발생해 물류시간 단축이 힘들었다. 이점에서 컨베이어 벨트 속도와 견줄만한 분당 60m 속도의 자율주행 로봇은 섬세한 분류 작업이 가능해 오류율을 20%나 줄일 수 있다.
자율주행 로봇은 입력된 주문정보를 인식, 바닥에 부착된 센서에 따라 물건이 있는 위치로 가서 스스로 피킹 작업을 해낸다. 작업자는 옆에서 로봇이 피킹한 물건을 담기만 하면 된다. 특히 중량형 로봇의 경우, 한번에 최대 500㎏까지 적재가 가능해, 기존의 작업시간을 최대 30% 감소할 수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기존 운송로봇은 작업자를 쫓아가서 피킹하는 데 그쳤지만, 자율주행 운송로봇은 작업자와 협업이 가능한 업그레이드 모델”이라면서 “오는 2018년 CJ 올리브영 물류센터를 시작으로 모든 물류센터에 순차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 작업자가 전자상거래(E-Commerce)에 특화된 이동형 피킹시스템인 W-내비게이터(Navigator)를 시연하고 있다.[사진=CJ대한통운 제공]
◆W-내비게이터·인텔리전트 스캐너 등 이미 상용화
개발 중인 자율로봇 뿐 뿐만 아니라 이미 상용화된 기술도 다양했다.
‘W-내비게이터(Navigator)’는 이커머스에 특화된 이동형 피킹시스템 중 하나다. 바코드만 찍으면 빨간 불이 들어오는 셀(상품을 분류한 소량 박스)에서 상품을 골라내 담기만 하면 된다. 기존에 작업자가 일일이 프린트물을 체크하던 것에서 벗어나 한 번에 피킹할 수 있어 오류율이 40%나 개선됐다. 현재 국내외 10여개 물류선테에 적용되고 있으며, 향후 ‘DHL 스마트글라스’처럼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로 만들 예정이다.
카메라 광학기술을 활용한 고속복합 인식시스템인 ‘인텔리전트 스캐너(Intelligent Scanner)’는 기존 바코드 인식 기술보다 4배 빠르게 제품을 파악한다. 바코드와 상품의 종류, 무게까지 촬영 한 번으로 인식해, 검수 오류율을 거의 0%로 끌어올렸다.
RFID 기반의 디지털 분배(PAS) 시스템인 Ex-DPS·Ex-DAS는 박스 속에 있는 제품의 속살을 단 1초면 낱낱이 볼 수 있다. 현재 올리브영 명동플래그십 매장 등 3곳에 이를 적용해, 배송기사가 상자를 들고 입구에 들어가는 순간 상품인식이 바로 이뤄진다. 매장 판매직원들이 일일이 검수하던 것은 이제 옛말이 된 셈이다.
관심을 끌었던 배송 드론 3대는 이날 모두 시험비행을 나간 터라 직접 볼 수 없었다. 대신 시뮬레이션 영상으로 접한 ‘CJ 스카이도어(Sky Door)’ 드론은 일대일 배송이 구현되는 미래를 보여주고 있었다.
물류센터 옥상~도심·산간 주거지간 최단코스를 구축, 30분 내 배송을 목표로 한 스카이 도어 드론은 한 번에 50kg까지 적재할 수 있다. 특히 고도·기울기·가속도 변화를 파악하고 추락 감지 기술을 적용해, 낙하산을 자동으로 펼쳐 파손을 방지했다.
현재 항공법상 제약이 많고, 최고난도 기술에 해당돼 드론이 상용화되기 까지는 시일이 꽤 걸릴 전망이다. 권구포 CJ대한통운 미래기술연구팀장은 “아마존 등도 드론 배송의 경우, 현재 80% 미만의 성공률을 기록하는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드론이 물류의 미래로 주목받기에 기술개발에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전국에 산재한 물류센터 배송 상황과 온도·습도까지 직관적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메인컨트롤타워인 '통합관제센터(MMC)'도 자체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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