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최순실 사태'로 표류하는 정국 수습의 해법을 놓고 고심해온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우병우 민정수석과 이재만 총무ㆍ정호성 부속ㆍ안봉근 국정홍보 비서관 등 이른바 측근 3인방을 전격 경질했다.
박 대통령은 이들 외에 이원종 비서실장·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김재원 정무수석·김성우 홍보수석의 사표를 수리했다.
비서실장과 수석 5명, 박 대통령과 18년 호흡을 맞춰온 측근 3인방을 바꾸는 대규모 청와대 인적 개편을 단행한 것이다.
측근 3인방의 경우 2014년 말 정윤회 문건 파동 때도 자리를 지켰으나, 연설문 전달자이자 ‘최순실씨의 심부름꾼’이라는 비판을 받는 등 여론의 역풍이 커지자 어쩔 수 없이 교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신임 민정수석에 최재경 전 인천 지검장을, 신임 홍보수석에는 배성례 전 국회 대변인을 각각 내정했으며, 신임 비서실장과 정책조정ㆍ정무수석의 후속 인사는 조속히 단행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청와대 참모진 인적쇄신 단행은 최 씨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측근 인사들을 읍참마속해야 이른바 '비선실세' 의혹 제기로 흔들리는 민심을 안정시키고, 사실상 마비 상태인 국정의 동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29일과 30일 여권 원로들인 새누리당 상임고문들과 시민사회 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민심수습책에 대한 의견을 듣기도 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다각도로 검토하고 숙고해 인적쇄신부터 시작해 빠른 시일 내 모든 것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그 시간까지 좀 지켜봐달라는 의미가 '국민불안 해소와 흔들림 없는 국정운영'에 담겨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의 일괄사표를 받았지만, 국정 공백 우려와 후임자 인선 난항 등의 현실적 문제를 고려해 한꺼번에 인적쇄신을 단행하기보다는 선별적으로 교체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어 순차적으로 내각을 교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내각에서도 황교안 국무총리를 교체하면서 책임 총리를 내세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책임총리제란 헌법에 보장된 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과 각료해임 건의권을 실제로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해 대통령에게 집중된 국정의 권한과 책임을 총리에게 분담케 하는 제도다. 대통령 중심제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내각제적 요소를 가미해 권력의 일부를 분산한다는 게 그 취지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 대통령과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공통된 공약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헌법에 보장된 책임총리 인선에 나선다면 이른바 국내의 복잡한 정치 상황에 대해선 손을 떼고 관여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할지 주목된다.
다만, 박 대통령이 총리 교체를 결심하면 후임자 인선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여권에선 ‘책임총리제’ 카드를 실질적인 쇄신카드로 보는 분위기다.
책임총리 후보로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 김황식 전 국무총리,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 등 이름이 오르내린다.<br style="margin: 0px; padding: 0px; color: rgb(0, 0, 0); font-family: " malgeun="" gothic",="" "맑은="" 고딕",="" "malgun="" malgeungothicweb,="" 돋움,="" sans-serif;="" font-size:="" 14px;"="">
이밖에 황 총리 외에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유일호 경제부총리 등 경제팀 각료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최순실이라는 '비선 실세'가 국정에 관여하게 한 책임이 박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고 보는 분위기에서는 여론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인적쇄신책이 얼마나 민심수습에 효과적일지는 미지수다.
개각 과정에서는 정치권 일각에서 요구하는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하는 문제도 논의될 수 있지만, 당장 비중있게 검토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적 쇄신을 마무리하면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 또는 공개석상 발언 등을 통해 이런 조치들에 대해 직접 설명하면서 다시 한 번 사과와 재발방지의 뜻을 밝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이 자리에서는 국민이 가장 궁금해 하는 박 대통령과 최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 박 대통령 스스로 더욱 명확하고 진솔하게 설명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러나 야권 일각과 재야 시국선언 등에서 거론되는 하야나 여당 일각에서 나오는 탈당 주장은 현재로서는 수용하지 않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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