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최순실 PC 파일'에 대한 보도가 나온 24일부터 4거래일 만에 1.3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48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개인도 770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기관이 2344억원어치를 사들여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최순실 게이트뿐 아니라 다른 대내외 이벤트도 증시 하락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 하지만 투자심리 면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한 충격이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에 나섰으나, 최순실 게이트 파장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며 "증시에서 심리적 불안감이 단기에 잦아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도 코스피는 단기간 6%나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특별히 우리나라에 불리한 경제지표 발표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코스피 약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김은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개헌 논의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점도 정치적인 불확실성을 확대할 것"이라며 "정치권 이해관계에 따른 대립과 정국 불안이 투자심리를 또다시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과거 사례로 볼 때 과도한 우려나 묻지마 투매는 금물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순실 게이트가 투자심리에 부정적일 수 있겠지만, 심리적인 부분 이상으로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검찰 조사 이후 정부 정책이나 외국인 투자자 움직임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파악돼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화하지 않았었다"며 "2004년 대통령 탄핵안 의결 당시 증시가 일시적으로 패닉 상태에 빠졌지만, 곧장 사태가 수습돼 빠르게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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