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 [르포] 부침 속 제자리 찾아가는 서부 이촌동…여전히 얼어붙은 투자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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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3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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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부이촌동 특별계획 구역 지정 1년...매매가 회복하고 있지만 아직 절반도 못 미쳐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이촌시범중산아파트 전경[사진=오진주 기자]


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단군 이래 최대 프로젝트’라고 불리던 용산역세권 재개발이 10년 가까이 부침을 겪다 1년 전 서부이촌동을 분리 개발하는 계획안이 발표되면서 이곳 일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재개발 피로감’이 쌓인 탓에 투자심리는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31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시범중산아파트 앞에 위치한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재개발을 하긴 할 것 같은데 사람들이 아직 확신을 못 한다”고 최근 분위기를 설명했다. 재건축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아직 주민들과 투자자들의 얼어붙은 심리는 녹지 않았단 것이다. 이날 찾은 중산아파트 일대는 아이들이 뛰어 노는 소리만 들릴 뿐 아파트 앞에 위치한 공인중개업소를 찾는 손님은 없었다.

작년 12월 9일 서울시는 제 19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이촌동 203번지 일대 12만5929㎡ 규모를 재정비하는 ‘용산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통과시켰다. 서부이촌동을 △중산시범 △이촌시범·미도연립 △이촌1구역 등 3개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눠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재건축하는 내용이다.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획지 및 건축물 등에 관한 결정도'[사진=오진주 기자]


시세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2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시범중산아파트 49㎡는 지난 7월 3억2000만원으로 상승한 가격에 거래됐다.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올해 1월 3억7000만원 정도에서 거래가가 형성됐던 시범중산아파트 전용면적 59㎡(18평)가 지난 달 4억2500만원에 거래가 됐다”고 설명했다.

시세가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개발이 될 수밖에 없는 곳’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촌동의 또 다른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중산아파트는 난방이 안 되는 세대도 있다”며 “재건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산아파트는 1970년에 지어져 50년 가까이 수명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찾은 아파트는 페인트가 벗겨진 벽면과 녹슨 철문에 흐린 날씨까지 더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지난 2008년 정점을 찍은 뒤 하락했던 서부이촌동의 시세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10년 가까이 재개발을 기다리고 있던 매도자들이 당시 가격의 절반도 회복하지 못한 현 상황에서 매매가를 낮추진 않기 때문이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작년 11월 3억원에 거래됐던 중산아파트 59㎡는 2008년 7월 7억2000원이라는 매매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아직 서부이촌동의 변수가 완전히 제거된 건 아니라고 말한다. 그동안 부침을 겪은 이 지역에 대한 사업 확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시유지라는 점도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는다. 중산시범아파트는 땅은 서울시 소유고 건물은 주민 소유다. 재건축을 진행하려면 주민들이 시로부터 토지를 매입해야 한다. 현재 중산시범아파트 주민들은 시를 상대로 대지소유권에 대한 소송을 냈지만 패소한 상태다.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서울시에서 얼마에 매각하겠다고 확실히 말해주면 좋겠다”며 “지금은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얼마에 팔지 모른다고 말할 수밖에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서울 부동산정보조회 시스템에 따르면 중산시범아파트 211번지 일대의 개별공시지가는 올해 1㎡당 810만원으로 2007년 453만원보다 두 배 가까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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