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국내 주요 이동통신사가 3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전반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감소한데다, 고가 요금제 가입자가 늘면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증가했다.
3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3분기에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고,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플래닛의 마케팅 비용 등으로 실적 개선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KT는 3분기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401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T가 두 분기 연속 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2011년 2∼3분기 이후 5년 만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0.7% 늘어난 5조5299억원, 순이익은 86.1% 증가한 2345억원이었다.
이 같은 호실적은 무선 및 인터넷 등의 핵심사업의 성장과 함께 인터넷(IP)TV의 뚜렷한 성장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구조적으로 감소가 불가피한 유선전화(전년비 -11.5%) 뺀 나머지 모든 사업 부분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보였다.
기가인터넷 가입자수 200만명(보급률 24.1%)을 조기 달성하며 초고속인터넷 매출이 전년비 11.4% 성장했고, 무선에서도 가입자와 ARPU가 모두 증가했다. IPTV도 가입자 순증과 ARPU 증가가 동반됐으며 미디어 매출도 전년비 15.3% 늘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3분기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2000억원을 돌파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1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했고, 매출액은 2조7370억원으로 0.7% 증가, 순이익은 1339억원으로 18.0% 늘었다.
유선 및 무선 서비스 수익 증가가 결정적 영향을 줬고, 기가인터넷 가입자 증가와 IPTV 콘텐츠 플랫폼 수익 증가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무선 가입자는 작년보다 4.8% 증가한 약 1236만명을 기록했다. 유선 서비스는 IPTV와 초고속인터넷을 비롯한 결합상품(IPTV+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과 전자결제 등 이비즈(e-Biz) 증가가 나란히 수익 개선에 보탬을 줬다.
반면 SK텔레콤은 홀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SK텔레콤은 올해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42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감소했고, 매출액은 0.4% 줄어든 4조2438억원, 순이익은 15.6% 감소한 3221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경쟁사보다 휴대전화 가입자가 많아 성장 정체에 더 쉽게 영향을 받는데다 자회사 SK플래닛 등의 마케팅 비용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SK플래닛은 작년 12월 사업구조 재편으로 오픈마켓 11번가를 흡수했고, 이 사업에서의 강한 프로모션에 따른 비용 증가가 있었다. 이러한 기조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통사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3분기 ARPU를 살펴보면 KT가 3만6298원으로 가장 높았고 LG유플러스 3만5845원, SK텔레콤 3만5471원 순이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통 3사 모두 마케팅비용 감소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로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SK텔레콤은 11번가의 마케팅 비용 증가 영향을 받고 있으나 투자 대비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늘리느냐에 따라 향후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3사의 3분기 실적 관전 포인트는 여전히 비용통제 능력이다. 주요 비용변수인 마케팅비용은 3사 합산 1조900억원(전년비 -0.3%)으로 안정화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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