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재계, ‘포스트 전경련’ 고민···개혁 주도할 총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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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3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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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이슬 기자 90606a@]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파문이 걷잡을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재계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개편을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전경련 회원사 관계자는 31일 "전경련의 변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회원사 담당자들이 비공식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논의된 내용은 각사 최고경영자(CEO)에게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의 전경련으로는 시대의 흐름상 한계가 있다는 점을 오래전부터 공감하고 있었다"며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경련 개편은 재계의 세대 교체와도 맞물려 있다. 때문에 그동안 재계는 이 문제를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 왔다.

창업주가 설립한 전경련을 오너 3~4세 경영진에 맞춘 새 조직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실질적으로 개편을 주도할 인물이 누구냐에 대한 고민을 풀지 못해 추진력을 얻지 못한 것.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문제를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다는 주장이 회원사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일단 전경련이 내놓기로 한 쇄신안 내용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쇄신안에서 전경련이 어느 정도 회원사의 의견을 반영했는지를 살펴보고 그에 따라 회원사들의 해법과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기업들이 구상하는 전경련 개혁안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현재의 전경련을 해체한 뒤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방안과 기존 전경련 조직을 일신하는 것이다.

다만 어떤 방식이든 현 단체명은 바뀌어야 한다는 데는 회원사들간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또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현재의 조직명은 1960년대 개발연대 이미지가 너무 강해 조직을 개혁한다고 해도 기존 인상을 지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새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계가 전경련을 개혁하려는데는 앞으로 그룹을 이끌어갈 3·4세 경영인들의 동참을 유인하기 위한 의도도 작용하고 있다.

현 전경련 회장단은 허창수 회장과 18명의 부회장(이승철 상근부회장 제외)으로 구성되어 있다. 19명 회장단의 평균 연령은 67세로, 1930~1940년대생이 절반 가량인 9명을 차지한다. 정몽구·이준용 회장(1938년생)과 최연소자인 최태원 회장(1960년생)간 나이 차는 22세에 달한다.

이는 새롭게 등장한 젊은 기업인들이 전경련 가입을 부담스럽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 전경련 개혁안의 일환으로 현재 회장단을 구성하고 있는 총수들이 용퇴하고 그 자리를 젊은 3~4세 오너 경영자들이 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3~4세 오너들 가운데에는 아직 ‘회장’ 직책을 달지 않지는 않으나 선친을 대신해 각 그룹 경영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공식행사에도 참석하는 인물이 적지 않다. 이들을 새로운 전경련 회장단으로 참여시켜 조직의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새로운 기업들의 가입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도 전경련 개편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결국 최종 결단은 총수들에게 달려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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