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석 신임 감독이 31일 넥센의 홈구장인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장 감독은 이날 취임사에서 “입은 닫고 귀를 여는 소통으로 선수단, 코칭스태프, 그리고 프런트와 합심해 앞으로 닥쳐올 다양한 변화들에 슬기롭고 지혜롭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장 감독의 선임은 ‘넥센스럽다’는 점에서 반갑다. 그리고 궁금하다.
덕수상고와 중앙대를 거쳐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장 감독은 2002년 KIA 타이거즈로 옮긴 뒤 2004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외야수 출신인 장 감독은 프로 통산 8시즌 580경기에서 타율 0.215(818타수 176안타) 7홈런 75타점 105득점 19도루 70볼넷 4실책을 기록했다. 2005년 현대에서 프런트로 변신한 장 감독은 2008년 히어로즈로 바뀐 뒤에도 구단에 남아 12년 동안 현장 지도자 경험 없이 프런트로 근무했다. 최근 보직은 운영팀장이었다.
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을 때도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염 감독은 프로야구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공부하는 감독’으로 이름을 떨치며 넥센을 4년 연속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특히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는 가운데 자생 구단으로서 선수들을 키워내며 최고의 성적을 이끌어냈다.
장 신임 감독은 현장 경험이 전혀 없는 프런트 출신이다. 넥센 창단 이후 9시즌 동안 현장 스태프로 팀 성장에 힘을 보탰으나 지도 경험은 없다. 현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감독 지휘봉을 잡은 건 1986년 해설위원에서 감독을 맡은 허구연(청보)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넥센 구단의 선택은 장 감독이었다. 넥센은 장 감독과 3년간 계약금 2억원에 연봉 2억원 등 총액 8억원의 계약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미 ‘프런트 야구’가 자리를 잡고 있지만, KBO리그에서는 아직 낯설다. 장 감독에게 쏠리는 기대와 우려는 KBO리그의 또 다른 발전 방향과도 맞물려 있다.
장 감독은 이날 “감독이라는 자리에 오르려면 천운을 타고나야 한다고들 이야기한다. 저 역시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운이 아닌, 많은 준비와 열정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선수들에게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선수가 감독이다’, ‘우리라는 표현을 써 달라’, ‘최선을 다해달라’는 것이다. 결국 소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공격 야구를 지향하면서도, ‘우리’와 ‘팀’을 강조했다. 선수 개개인에 책임감을 부여했다. 자신은 조력자로서 팀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장 감독은 “소통은 마음이 통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장 감독의 소통이 또 다른 변화에 도전하는 넥센 야구에도 통할까. 내년에 펼쳐질 장 감독의 야구도, 넥센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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