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국내 상위 제약회사인 제일약품과 LG생명과학이 비슷한 시기에 '합병'과 '분사'라는 엇갈린 전략을 내놓았다. 업계는 양사의 상반된 전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명과학은 지난 9월 합병이사회를 통해 LG화학으로의 인수·합병(M&A)이 확정돼 내년 1월 1일자로 인수된다.
반면 제일약품은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일반의약품 사업부문을 분사키로 하고 분리된 분할신설회사를 ‘제일 헬스사이언스’로 확정 지었다.
제일약품과 LG생명과학은 지난해 각각 5947억원과 4354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매출 상위 5위, 12위 업체다.
이러한 조치는 최근 제약업계가 윤리경영과 신약 개발의 중요성을 자각하면서 나타난 생존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지주회사 또는 사업부문 분사는 생산·개발·바이오 등 의약품과 관련한 여러 사업영역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업체 전략 중 하나다.
LG생명과학은 M&A를 통한 안정적인 신약개발 투자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이 보유한 자금창출 능력과 글로벌 네트워크에 LG생명과학의 연구·개발(R&D)성과가 결합할 경우 레드바이오(줄기세포 등 생명공학이 의학에 응용된 개념) 사업에 대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LG의 인수합병 전략이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라면, 제일약품의 분사전략은 ‘전문화’를 추구한다.
전문화를 통해 일반약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게 이번 분사의 목적이다. 그도 그럴 게 국내 일반약 시장에서 제일약품의 성장은 두드러지지 못했다.
이에 사업부를 분리해 독립경영과 객관적 성과평가가 가능한 책임경영체계를 확립할 경우 핵심 사업에 대한 집중 투자가 쉬워지고, 경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적잖은 제약사들이 지주사 전환와 계열사 분리 등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전략을 시도하고 있고, 합병 또한 사업투자규모를 키우기 위한 방안이라고 본다”며 “제약사간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를 위한 변화와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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