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마이너스(-) 수익을 인내하며 꾸준히 적립한 결과 마침내 반등을 하며 손실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를 눈앞에 두고 자투리펀드의 오명을 쓰고 청산된다고 하니 공든탑이 무너지는 듯 했다. 미리 환매해서 다른 운용사의 유사 펀드로 갈아타라는 증권사의 권유도 있었지만 투자 전략도 다르고 현재 운용사만 못해 그냥 청산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소규모펀드 정리방안'을 내놓고 단계별 가이드라인을 충족하지 못한 운용사의 신규 펀드 설정을 제한하기로 했다. 펀드매니저 한 명이 운용하는 펀드의 수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수익률 관리에 어려움이 많아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방치되고 있는 자투리펀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정리돼야 한다. 하지만 자투리펀드라도 관리가 잘 되고 운용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계속 운용되도록 하는 것이 투자자를 위한 길이다.
펀드 선택에 있어서 설정액 증감은 중요한 기준이다. 흔히 설정액이 큰 펀드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설정액이 크면 오히려 환매 압력에 시달려 수익이 부진해 지기도 한다.
반면 자투리펀드라도 1~3년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률 데이터가 축적되면 결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며 자금이 유입돼 인기펀드로 재탄생한다. 따라서 지금 인기 있는 펀드보다는 앞으로 인기 있을 자투리펀드가 더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
운용사는 자투리펀드라 방치하고 있거나 설정액이 줄어들어 운용상 어려움이 많은 펀드에 대해 금융당국이 나서기 전에 투자자와 소통하고 자발적인 리콜을 실시해야 한다.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고 하지만 운용상 어려움이 발생한 펀드를 방치한 채 아무런 후속 조치도 하지 않은 운용사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펀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펀드 불매운동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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