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범은 호랑이와 함께 과거 우리나라에서 최고 포식자로 활동하던 고양이과 맹수로, 현재 북한 접경지역인 러시아 연해주 남서쪽에 60~70마리만 분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밝혀진 한국표범 게놈지도는 멸종위기에 처한 한국표범 보전·복원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한국표범 게놈지도는 국립생물자원관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지난해 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고양이과 게놈 해독을 위한 국제컨소시엄에 참여해 1년 6개월여 간 연구 끝에 해독했다.
그 결과 한국표범 게놈은 25억7000만 개 염기쌍으로 구성됐고, 1만9000여 개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개체 간 또는 동일개체 내 염기서열 변이가 거의 없어 유전 다양성이 낮아 멸종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육식을 하는 고양이과, 잡식을 하는 사람과, 초식을 하는 소과 등 식성이 다른 포유동물 28종 게놈을 정밀 비교해 식성에 따라 특화된 유전자를 찾아냈다.
표범, 호랑이 같은 고양이과에서는 근육 운동과 신경 전달, 빛 감지 능력과 관련된 유전자들이 잘 보존돼 있어 고양이과 동물의 뛰어난 반응성과 유연성, 뛰어난 시력 등이 게놈에 반영됐음을 확인했다.
반면, 사람과에서는 지방 대사 관련 유전자 등이, 소과에서는 냄새 감지 유전자 등이 다른 종에 비해 뛰어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근력, 시력 등 인체 능력과 육식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추정되는 인간 질병 등을 유전자 수준에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한국표범 표준게놈 해독 결과와 포유류 게놈 비교분석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게놈 바이올로지(Genome Biology)’ 11월 2일자에 게재될 예정이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세계 최초로 한국표범 전체 게놈 해독을 통해 멸종위기에 처한 한국표범 보전을 위한 근원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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