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승승장구하던 아모레퍼시픽이 '치약 파동'에 발목이 잡혔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 3·4분기 순이익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7.7% 줄어든 1171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4009억원으로 22.8%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2.5% 증가한 1675억원을 나타냈다.
아모레퍼시픽의 부진은 지주회사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3분기 연결 매출액은 1조6543억원, 영업이익은 2197억원으로 각각 22.9%, 16.7% 신장했다. 반면 순이익은 0.4% 쪼그라든 1514억원에 그쳤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2013년 1·4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같은 부진은 치약 파동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메디안' 등 자사 치약 11종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메칠클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 혼합물(CMIT/MIT)이 들어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10월부터 회수에 들어갔다.
아모레퍼시픽은 리콜에 들어가는 비용을 3분기에 충당금 항목으로 넣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치약 리콜과 관련한 예상손실 300억원 가량을 3분기에 미리 반영했다"며 "리콜 비용이 예상보다 늘어날 경우 이어지는 4분기에도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부문의 국내·외 사업은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국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2% 늘어난 1조70억원, 영업이익은 4% 신장한 1366억원을 거뒀다.
해외에서도 주요 브랜드인 설화수·라네즈·마몽드·이니스프리·에뛰드 선전에 힘입어 각각 27%, 23% 증가한 4070억원의 매출과 4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실적이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아시아사업 매출은 29% 성장한 3762억원을 달성했다. 중국 내 설화수·이니스프리·에뛰드 매장 확대와 헤라 출시 등에 힘입은 결과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에서도 라네즈·설화수의 유통망 확장 등으로 매출액이 17% 늘었다. 반면 유럽 매출은 유통망 재정비 등으로 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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