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야권이 1일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해 국정조사와 '별도 특검'을 공조해 추진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국정 공백 해법으로 제시된 거국중립내각에 대해선 정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동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사태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명명하고, 이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별법 입법을 통한 특검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야 3당은 거국중립내각 구성 문제는 단일안을 내지 못했다. 민주당이 당론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인 데다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각각 입장이 달랐다. 국민의당은 대통령 탈당을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고, 정의당은 내년 대선을 준비하기 위한 '과도중립내각'을 제안하며 이견을 보였다. 이에 따라 야 3당은 일단 새누리당발(發) '거국중립내각'에는 반대한다는 전제하에 차차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야권이 거국중립내각 구성 논의에 지지부진하자 야당 내부에서조차 성난 민심에 부응하지 못한 채 무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여론의 흐름, 검찰 수사 진행 상황 등을 지켜보며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기조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럴 때일수록 야당의 대책이 설익게 나오면 안 된다. 당이 안정감을 가지고 가야 한다"며 "(당 소속 의원들이) 여러 요소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시간과 장을 주고 그렇게 모아진 의견을 당의 입장으로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권의 선(先) 진상규명 후(後) 거국중립내각 방침이 야당이 국정 쇄신의 주도권을 가져오면서 동시에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거국중립내각으로 간다는 본질은 바뀌지 않고 다만 그 조치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여당이 (거국중립내각 제안을) 수용했으니 야당이 (태도를 유보하며) 자기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 대통령 탈당과 내각 혁신이라는 방향의, 거국중립내각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봤다. 그는 이어 "국민이 보기에 (야당의 전략이) 지리멸렬해 보일 수는 있지만 야당이 수권 정당을 지향하면서 감정적으로 대처해선 안 된다"며 "법치주의 하에선 철저한 증거로 죄를 물어야 한다"며 선(先) 진상 규명을 전제 조건으로 내건 야당의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이날 야 3당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협상 중단 촉구 △ 고(故) 백남기 농민 특검 추진 △쌀값 안정화 대책 공동 마련 등에도 뜻을 모았다.
한편, 이날 야 3당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협상 중단 촉구 △ 고(故) 백남기 농민 특검 추진 △쌀값 안정화 대책 공동 마련 등에도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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