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오직 正道수사'...정치검찰의 오명을 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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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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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권, 국정 농단 피해자 코스프레....스포트라이트서 비껴있는 모양새"

  • "최씨·관련인물 일사불란한 행보...각본에 움직이듯 해후조정 의심"

  • "검찰은 성난민심 풀어줄 대리인...법치 무너지면 국민이 직접 나설 것"

 


아주경제 김창익 기자 = 최초의 성문법전인 함무라비 법전을 관통하는 원칙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타인을 눈을 상하게 한 자는 눈을, 이를 상하게 한 자는 이를 뽑아버린 것이다.

법치주의는 이처럼 국민의 사적복수를 대리수행하는 데서 출발했다.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의 눈과 이를 뽑는 사적복수가 횡행하는 데서 오는 혼란과 위험에서 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정치권력을 위임받은 것이다. 반대로 사법권이 국민의 대리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국민은 정권을 상대로 직접 복수에 나섰다. 역사상 봉기와 혁명의 불씨는 항상 성난 민심을 제 때 달래지 못한 데 있었다.  

최순실(60)씨의 국정농단 사건,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민심을 폭풍전야로 몰아넣고 있다. 최씨는 혐의상 미르·K스포츠재단의 기금 마련에 깊숙이 개입하고, 그 기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 청와대 문건 작성에 개입하는 식으로 외교와 안보 등 주요 국정을 농단했다. 딸을 승마특기생으로 만들어 이화여대에 부정입학시켰다는 의혹도 받는다. 대통령과의 친분을 앞세워 한나라를 '떡' 주무듯 주무른 셈이다.

그의 국정농단에 박근혜 대통령은 최씨의 손끝에서 움직인 '마리오네트' 인형이었고, 춤추는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박 대통령을 비호하려는 세력도 적지 않다. 오히려 대통령이 최씨의 국정농단의 피해자라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최씨의 귀국을 계기로 급물살을 탄 검찰의 수사에 국민의 시선이 집중됐고,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일각에선 기획수사가 아니냐는 소리마져 나온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달 25일 대통령의 사과 발언 이후 최씨의 최측근인 고영태 더블루K 이사가 27일 태국에서 귀국 한 데 이어 최씨가 다음날 귀국 의사를 밝혔다. 중국에 머물고 있는 차은택씨도 귀국 의사를 밝힌 상태다. 국정농단의 몸통인 최씨는 귀국 하루만에 검찰에 출두해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마치 각본에 의한 스토리처럼 말이다.

이에 야권에서는 배후 조종설을 제기한다. 대통령 하야 등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청와대가 나선 게 아니냐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마리오네트 인형은 대통령이 아니라 최씨로 역전된 셈이다.

기획이든 아니든 정권 주변의 '코스프레'가 진행되는 사이 5천만 대한민국 국민만 피해를 입고 있다. 적어도 외신에 비춰진 대한민국 국민의 모습은 주술적 정치권력의 시녀요, 정신병자(?)의 지배를 받는 3류국민으로 전락한 상태다.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는 일반의 가장들이 딸을 승마 특기생으로 만들어 일류대학에 보내지 못하는 무능한 아빠란 자괴감을 느껴야 하는 게 현실이다. 또 딸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콩나물 값을 깍아가며 학원에 보내는 엄마들에겐 백화점 명품관에 진열된 70만원짜리 프라다 신발은 언감생심이다. 

최순실 게이트 해결의 공은 이제 검찰로 넘어갔다. 최순실 게이트로 자존감을 잃은 민심은 검찰이 사건을 명명백백히 밝혀 엄중한 처벌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와 청와대 압수수색 과정에서 보여준 검찰의 모습에서 국민은 또 한번 실망하고 있다. 제대로 된 법치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직장인에서 중·고생까지 각계각층의 국민이 주말 달콤한 휴식을 포기하고 촛불을 들고 광화문거리로 뛰쳐 나온 이유를, 대학생과 교수 시민단체들이 앞다퉈 시국선언에 나서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대통령도 법 앞에 예외일 수 없다는 법치주의 대원칙을 되새겨야 한다.

검찰이 국민의 대리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국민은 늘 직접 나섰다. 광화문 광장에 모인 국민이 손에 쥘 것은 더 이상 촛불이 아닐 수도 있다. 포크레인 몰고 대검찰청 청사에 돌진한 정모씨(45)에게 환호를 보내는 게 작금의 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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