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농·축·수산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생활물가지수가 2년 3개월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무 등 김장 채소 가격은 2배 넘게 오르는 등 껑충 뛴 서민물가가 소비 여력이 떨어진 가계에 부담을 줘 내수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3% 올라 올해 2월(1.3%) 이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부터 8월까지 계속 0%대에 머물다가 지난 9월(1.2%)부터 1%대로 올라서며 2개월 연속 1%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을 이끈 것은 '밥상물가'로 불리는 농축수산물 가격이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8.1%나 껑충 뛰어 전체 물가를 0.60%포인트나 끌어올렸다. 특히 농산물은 10.3%나 상승했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각각 6.1%, 5.3% 상승하며 전체 물가상승을 견인했다.
집세, 공공서비스, 개인서비스 등은 각각 2.4%, 0.8%, 2.0% 상승했다.
지출목적별로 살펴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가 1년 전보다 5% 상승했다. 과자류 등 일부 가공식품의 출고가가 올라간 탓이다.
음식 및 숙박은 2.2%, 교육은 1.6% 오르며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교통, 주택·수도·전기·연료 등은 각각 1.4%, 0.4% 하락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0% 올랐다. 2014년 7월(1.4%) 이후 2년3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소비자들이 자주 사는 채소, 과일, 생선 등의 물가인 신선식품지수는 15.4% 뛰었다.
특히 신선채소가 42%나 상승하면서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다. 신선과실은 1.4%, 신선어개는 6.0% 상승했다.
품목별로 배추(143.6%), 무(139.7%) 등 일부 농산물이 100% 이상 가격이 오르며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폭염 때문에 출하량이 줄어든 탓이다.
유수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채소류 수요가 증가하는 11∼12월 김장철에 대비해 '김장채소 수급안정대책을 4일께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서민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 악순환에 대한 우려다. 쓸 돈은 없는 데 생활과 직결되는 밥상물가가 올라가면 내수 침체가 오고 기업의 생산감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소주업체의 잇다른 가격인상 이후 빙과류, 과자 인상도 이어졌고, 이날부터 맥주, 콜라와 환타까지 올랐다. 여기에 라면값 인상설까지 고개를 들며 서민의 주름살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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