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대우조선의 구조조정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와 산은이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났다"며 "그동안 66척의 선박이 인도 또는 청산되고, RG도 감소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까지 모든 자회사를 정리하고, 서울 본사를 매각하는 등 자산 정리에 집중할 것"이라며 "인력도 연내 1만명 미만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되짚었다.
대우조선은 누적된 5조원의 손실로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한진해운과 달리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채권단이 정상화를 꾸준히 추진 중이다. 이를 두고 형평성 문제와 혈세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회장은 "지난해 대우조선에 총 4조2000억원의 지원 예정 자금 가운데 3조5000억원을 투입해 8조9000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며 "손헤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한진해운의 경우 6500억원의 외상채무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채권단이 개입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자본 확충을 두고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수출입은행에 대해서는 "영구채 인수를 선호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수은과는 자본 확충과 관련해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다"며 "내부 절차를 거쳐 조만간 공개할 예정으로 규모는 시장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서별관회의에서 4조2000억원(산은 2조6000억원, 수은 1조6000억원)의 지원 규모가 책정됐고, 이 중 산은이 2조원을 자본 확충에 쓰기로 했다. 그러나 대우조선이 수주 절벽에 빠지면서 수은은 계획에 없던 자본 확충에 동참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문제는 출자전환 시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수은의 고민이 깊다.
산은의 경우 2조원 가운데 4000억원을 앞서 유상증자해 1조6000억원의 자금 여력이 남아 있으며, 실제로는 이보다 많은 액수를 자본 확충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아울러 "특수선과 상선을 중심으로 매출 규모 7조원 체계에서 최적화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비 등 관리 체계를 재구축하고 있다"며 "무관용 원칙을 기반으로 과거에 안주하는 조직·문화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후 시장 신뢰가 회복되면 인수합병(M&A)을 신속하게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여건이 중요하지만 모든 적폐를 철저하게 해소해 조선·해운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검토·추진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대우조선 정상화와 관련해 갈등과 논란을 초래하고 실망과 좌절을 불러오기도 했지만 국가 경쟁력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데 대해 성원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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