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성균관대학교 인문과학캠퍼스 호암관 외벽에 ‘시일야방성대곡’을 제목으로 하는 대자보가 부착됐다. 지난 1905년 11월 5일 ‘황성신문’에 실린 장지연의 동명의 논설을 패러디한 것이다.
이 대자보는 “지난 번 우리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선 실세 논란이 일었을 때 우리 국민들은 서로 말하기를 ‘우리나라는 평소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나라이기에 오늘 일어나는 논쟁들은 필경 사실이 아닐 것이며 일어날 수 없는 일이리라’하여 고개를 젓기를 마지않았다”며 “그러나 천하일 가운데 예측기 어려운 일도 많도다. 오천만 꿈 밖에 어찌하여 비선 실세 개입이 사실로 나타났는가? 이 진실은 비단 우리 한국뿐만 아니라 온 천하의 웃음거리가 될 조짐인즉, 그렇다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본 뜻이 어디에 있었던가?”라며 이번 최순실 사태를 비판했다.
대자보는 “수백의 국민이 물 아래에서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부당 공권력에 의해 목숨을 잃은 국민의 장례식장에 경찰을 투입한 일들을 행했던 장본인은 무슨 면목으로 5천만 동포와 얼굴을 맞댈 것인가?”라며 “오늘 날 우리 인민들은 최소한의 민주주의의 형식이 내던져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으나 이미 그 내용들이 무너진 것은 오랜 세월이 흘렀다. 인민들의 삶을 돌보지 않고 권력에 의해 그것을 뒤흔드는 것을 넘어서서 이제는 아예 민주주의 형식 일반을 거부하는 이 권력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한단 말이냐? 대한민국의 역사를 뒤엎고 국민들을 기만하며 목을 조르는 박근혜 정부는 필시 하야 하여야 마땅할 것이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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