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정병국 "개각, 당·국민 절망에 빠뜨린 처사"

"개각 몰랐다던 이정현, 결단하라"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이 지난달 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의 비박(비박근혜)계 중진인 정병국(5선) 의원은 2일 "박근혜 대통령의 오늘 내각 인선은 참으로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날 정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여당의 책임있는 중진의원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앞에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청와대 내각 발표가 나던 시각, 새누리당은 최고위원과 중진 연석회의를 통해 국정 마비 해법을 논의하던 중이었다. 정 의원은 이와 관련해 "당 최고중진 의원들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국가 위기적 상황을 타파하고자 머리를 맞댄 그 상황에서 나온 내각 인사는 당과 국민을 또다시 절망에 빠뜨린 처사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과 며칠 전만해도 당 지도부는 ‘거국중립내각’과 ‘특검’을 수용하고 이를 당론으로 추진해왔다"면서 "‘거국중립내각’의 핵심인 야당과의 일체의 협의가 없는 상황에서의 일방적인 발표는 대통령의 변함없는 불통만을 드러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요구되는 '지명철회'에 대해서도 그는 "이 상황을 수습하려면 그렇게 해야되지 않겠나"라며 "아니면 지명받은 사람이 스스로 사임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 의원은 지도부를 향해 "당 지도부가 대통령과 당, 그리고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일괄 사퇴로 공동의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의 퇴진도 촉구했다. 

특히 그는 "오늘 아침 최고중진회의에서 이 대표는 쪽지를 통해 내각 인선을 뒤늦게 알았음을 스스로 입증해 의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면서 "이번 인선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 또한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당이 공식 논평을 통해 개각 환영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도 그는 "당 대표조차 몰랐다던 개각에 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환영의 입장을 밝히는 것은 당이 주장한 거국중립내각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며 이는 당과 국민에 대한 조롱일 뿐"이라며, "집권여당인 당의 대표조차 모르는 상황 속에서 내각인선을 발표했다는 것은 국회와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참으로 암담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최순실 사태에 대한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대통령으로부터 국정운영의 파트너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이런 작금의 사태에 당심과 민심은 떠날 수밖에 없다"며 인사청문회 정국 전 지도부가 결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정현 대표가 사실상 퇴진을 거부한 데 대해 정 의원은 "지도부는 이 상황을 권력다툼·자리다툼으로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고, 새누리당이라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가는 것도 위기극복의 한 수단"이라며 "대통령은 당이 요구한 거국중립내각을 무시하고 중지를 모으기 위한 중진회의 도중 발표했다면, 당 대표의 존재는 뭔지 스스로 판단해야되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다만 대통령 탈당 요구에 대해서는 "그것은 대통령이 판단할 것"이라며 "우리 당은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인데 탈당은 꼬리자르기"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