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지난달 하락 전환해 7월부터 3개월간 지속했던 상승세를 마감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751억7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26억 달러 감소했다.
이는 7월 14억9000만 달러, 8월과 9월에 각각 40억8000만 달러, 23억1000만 달러 증가한 이후 4개월 만이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외환보유액이 3777억7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원인에 대해 미국 달러화 강세로 인해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자 수입이나 유가증권 매매 차익 등으로 외화 자산 운용 수익이 늘었으나 파운드화, 유로화 등으로 표시된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한 것이다.
김충화 한은 국제통괄팀 차장은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지난달부터 미국 달러화에 선반영된 것 같다"며 "이로 인해 기타통화가 약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미국 달러화는 파운드화와 엔화 등 다른 통화에 비해 강세를 나타냈다. 서울 외국환중개회사 고시환율에 따르면 지난달 파운드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 6.0%, 엔화는 3.3% 각각 절하됐다. 유로화와 호주 달러화 역시 미국 달러화보다 각각 2.2%, 0.6% 절하됐다.
외환보유액 중 유가증권은 3422억9000만 달러로 4억 달러 감소했으며 예치금은 237억8000만 달러로 21억2000만 달러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인 SDR은 25억3000만 달러로 5000만 달러 감소했으며 IMF 포지션은 3000만 달러 줄어든 17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IMF 포지션은 IMF에서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다.
금보유액은 47억9000만 달러로 9월과 동일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전월과 동일한 세계 7위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이 3조1664억 달러로 전월 대비 188억 달러 감소했으나 1위를 유지했으며 일본이 1조2601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이어 스위스(7006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5539억 달러), 대만(4367억 달러), 러시아(3977억 달러)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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