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진 못했지만 값진 김경문 감독의 2등 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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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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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 세계에서는 1등만 기억되지만 그래도 2등은 값지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2등을 하면 가슴이 아프더라. 이번에 2등의 타이틀을 벗겨 보고 싶다.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김경문(58) NC 다이노스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자신의 속내를 모두 털어놨다. 역대 6번째로 800승을 기록한 김 감독의 솔직한 고백은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그대로 전달했다. 2012년부터 창단 팀 감독을 맡은 NC를 정상에 올려놓고 싶은 마음이 컸다.

NC는 지난 2일 끝난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8로 졌다. 시리즈전적 4패를 기록한 NC는 창단 첫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한 시즌을 마치고 포스트시즌에 올라 마지막 경기를 마친 감독은 시원하면서 허탈하다. 한국시리즈 내용이 아쉬우면 더 허탈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1년간 NC 팬들에게 감사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선수들도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는 뜻한 대로 나오지 않았다. 내가 부족한 것 같다. 잘 만들어서 다시 한 번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진한 아쉬움과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김경문 감독의 네 번째 한국시리즈는 그렇게 끝났다. 2005년과 2007년, 2008년 두산을 이끌고 한국시리즈 무대에 섰지만, 김경문 감독은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기에 2등이라는 타이틀이 붙게 됐다.

김경문 감독은 승부욕이 강한 감독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특유의 뚝심 있는 야구로 금메달을 거머쥔 사령탑이다. 올림픽에서는 1등을 해봤지만, 한국시리즈에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1등이다.

하지만 2016 시즌 NC의 2등은 1등 못지 않게 값졌다. NC가 이렇게 빠르게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신생팀 2011년 9월 신생 구단 NC의 초대 감독으로 부임한 김경문 감독은 5년 만에 강팀을 만들어냈다. 1년, 3년, 5년 더 나아가 10년 앞을 바라보고 팀을 운영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16시즌 여러 악재 속에서도 NC는 흔들리지 않으며 2위 자리를 지켜냈다. 힘겨운 사투 끝에 거둔 값진 2등이다.

2014, 2015년 포스트시즌 첫 번째 시리즈에서 패했던 NC는 2016 시즌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처음으로 승리를 거뒀다. 한국시리즈와 함께 NC의 젊은 선수들에게는 큰 경험이 됐다.

김경문 감독은 "우리보다 두산이 더 탄탄하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도 좋은 경험을 했다. 이 경험이 지금은 아프지만 나중에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C는 이제 1군에서 네 번째 시즌을 치뤘다.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은 팀이다. 1등을 향한 김경문 감독의 도전도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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