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원 쏟아 부은 병영 현대화사업 졸속...필요한 생활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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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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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재부, 병영생활관 현대화사업 심층평가 결과

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침상을 침대로 바꾸고, 화장실, 체력단련장 등 편의시설을 확충하기로 한 병영생활관 현대화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이 사업에 8년간 7조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부대 재배치나 증·창설 계획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병영생활관 현대화사업 심층평가 결과를 3일 밝혔다.

국방부는 2004~2012년 총 7조1000억원을 투입해 병영생활관 현대화사업을 완료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방부는 육군 일부 병영생활관에 현대화사업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기재부에 추가 예산을 요구했다. 추가 예산 규모는 121대대분으로 애초 사업 목표분(666대대분)의 19%에 해당했다.

이에 기재부는 지난해 10월 해당 사업의 심층평가에 착수했다. 육군을 제외한 해군과 공군은 계획대로 사업을 완료한 상태였다.

평가 결과 국방부는 683대대분에 해당하는 생활관을 현대화했다. 이는 목표치의 95.9% 수준이었다.

반면 사업을 진행한 곳 중 108대대분은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따라 부대가 개편돼 2026년 이후로는 병영생활관으로 활용되지 않을 곳으로 밝혀졌다.

기재부는 병영생활관 현대화 사업이 전반적으로 사업 관리가 부실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병영생활관 현대화 사업(04~12년)이 국방개혁에 따른 군 구조개편사업(07~26년)과 다른 일정표로 추진되면서 효과적인 사업 관리가 어렵게 됐다. 특히 사업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사업 완료 시점의 실제소요를 정밀하게 산정하거나 조사하지 않아 목표치가 현실과 괴리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기재부는 또 ‘국방개혁 기본계획’과 병영생활관 현대화 사업이 연계해 추진되지 않아 추가소요·잉여면적 발생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사업 실적의 일부는 필요 없는 곳에 지원이 됐고, 실제로 필요한 생활관은 부족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예산관리 측면에서도 사업 총액을 설정하지 않아 합리적으로 총액을 조정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병영생활관 집행 관련 서류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재부는 이 같은 잉여면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추가 소요를 최소화해 내년 2월까지 추가 소요 규모를 재산정하라고 국방부에 요구했다. 또 실제 소요 규모를 산정할 때는 전수조사를 하고 '국방개혁 기본계획'의 내용도 반영하라고 덧붙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대 개편계획이 확정된 부대를 대상으로만 추가 사업을 진행하는 점을 원칙으로 하되, 부대 개편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엔 안전 문제가 우려되는 경우 등에 한정해 최소규모로 사업을 진행하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병영생활관 내부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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