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베네수엘라 정부가 내년까지 갚아야 하는 채무액이 중앙은행 보유고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디폴트 위기를 모면하는 과정에서 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도래, 경제난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NN 머니가 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베네수엘라가 외국 정유회사와 중국 기업 등에 내년 말까지 지불해야 하는 채무액은 110억 달러(약 12조 5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10월 31일 현재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보유한 자금은 약 109억 달러(약 12조 4370억 원)로 변제액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초 중앙은행 보유액이 240억 달러였던 점에 비하면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당장 3일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액 12억 달러에 대해서는 갚을 여력이 있어 디폴트(채무 불이행)는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까지 만기일이 순차적으로 도래하고 있는 데다 현금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향후 상환 계획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문제는 연쇄 디폴트를 막기 위한 정부 대책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이 극단적으로 상승하는, 이른바 '초인플레이션'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500%로, 내년에는 1660%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그동안 채무 변제 우선주의 원칙에 따라 식량과 생필품 수입을 대폭 삭감했다. 2016년 상반기 베네수엘라 식료품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0%로 감소했다. 반복적인 화폐 발행으로 시장에 돌고 있는 현금은 많지만 정작 생필품을 구입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지난 10월 말에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최저임금을 40% 올려 월급여 기준 67달러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올 들어 물가가 5배 이상 치솟으면서 생활비 부담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그러나 국민 생활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오반 모덴 노무라홀딩스 라틴아메리카 고정수입 전략책임자는 "앞으로 브라질의 디폴트 위험성은 계속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사람이 위기를 겪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더욱 악화되는 변곡점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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