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 잊은 듀란트, 안쓰럽던 웨스트브룩…‘동료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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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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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케빈 듀란트(왼쪽)와 스테판 커리.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러셀 웨스트브룩(왼쪽).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미국프로농구(NBA) 두 슈퍼스타 케빈 듀란트(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이 동지에서 적으로 만났다. 그러나 8년간의 진했던 동료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듀란트는 한솥밥을 먹었던 옛 동료 웨스트브룩을 상대로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듀란트와 웨스트브룩은 지난 8년간 오클라호마시티를 이끈 원투펀치였다. 하지만 듀란트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하면서 둘의 관계는 급속도로 냉랭해졌다. 과거 ‘우승을 위해 몰리는 슈퍼스타들’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듀란트가 우승을 목적으로 스테판 커리가 버티는 골든스테이트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면서 ‘배신자’로 낙인이 찍혔기 때문이다.

듀란트 이적 후 첫 맞대결이 4일(한국시간) 골든스테이트의 홈구장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렸다.

듀란트와 웨스트브룩은 경기 전 어떤 대화도 하지 않았다. 둘의 소원해진 관계를 대변하기도 했으나, 뜨거운 관심에 흔들리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결과는 싱거웠다. 듀란트가 경기를 지배한 완승이었다. 팀의 전력 차이도 무시할 수 없었지만, 듀란트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친정팀을 울렸다. 듀란트는 여유가 넘쳤고, 공·수에서 모두 폭발적이고 강렬했다.

이날 듀란트는 31분만 뛰고도 39득점(7리바운드)을 올렸다. 3점슛은 무려 7개를 터뜨렸고, 결정적 순간마다 화끈한 덩크슛으로 포효했다. 특히 2쿼터를 31-32로 뒤진 채 시작한 골든스테이트는 듀란트가 2쿼터를 지배하면서 68-43, 25점 차까지 벌리고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듀란트는 전반에만 29점을 쏟아 부었다.

반면 올 시즌 개막 이후 트리플 더블을 두 차례나 기록한 웨스트브룩은 외로웠다. 백투백 경기로 지친 기색도 역력했다. 의욕만 앞선 채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다 번번이 골든스테이트의 수비벽에 막혔다. 동료들의 발도 무뎠다. 웨스트브룩은 이날 20점 10어시스트 6리바운드를 기록했으나 영양가는 없었다. 개막 이후 5경기 만에 처음으로 30점 이하를 찍은 가장 적은 득점이었다.

결국 이날 골든스테이트가 오클라호마시티를 122-96으로 완파했다. 골든스테이트는 1패 뒤 4연승을 달렸고, 오클라호마시티는 4연승 뒤 첫 패배를 당했다. 골든스테이트는 듀란트와 함께 커리가 21점 7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도왔고, 침묵하던 클레이 톰슨도 3점슛 4개 포함 18점으로 부활했다.

경기 후에도 듀란트와 웨스트브룩은 악수도, 포옹도,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듀란트는 경기를 마친 뒤 수건을 뒤집어 쓴 채 인터뷰 진행에 집중했고, 웨스트브룩은 골든스테이트 벤치를 쳐다보지 않은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르브론 제임스가 30점 12어시스트 7리바운드로 맹활약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보스턴 셀틱스를 128-122로 제압하고 개막 5연승을 달렸다. 올 시즌 리그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간 팀은 클리블랜드가 유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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