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11월11일 빼빼로데이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업체들이 서로 다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빼빼로데이는 국내 유통업체에서 진행하는 '데이 마케팅' 중 가장 대표적이다. 밸런타인데이, 크리스마스 등 다른 기념일에게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누구에게나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날로 자리잡았다.
이 때문에 막대과자 연간 매출의 절반 이상이 11월 한 달에 몰려있을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행사다.
하지만 정작 '빼빼로데이의 원조'인 롯데제과는 마케팅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과도한 마케팅이 혹여나 '상술'로 비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올해는 빼빼로데이가 만 20세를 맞는 해이지만, 특별한 이벤트를 편성하진 않았다.
대신 빼빼로 수익금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어려운 이웃과 각 사회단체에 빼빼로 기부를 적극 실시하고,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지역아동센터 설립에 사용 중이다.
여기에 빼빼로데이가 사회적으로 사랑과 우정의 아이콘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공익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빼빼로데이 기획제품 역시 빼빼로데이의 의미를 살린다는 취지로 응원과 격려가 담긴 메시지를 넣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제빵업계는 수능과 함께 11월 최대의 '대목'인 빼빼로데이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거나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택했다. 이미 '빼빼로=롯데제과'라는 소비자 인식이 워낙 강한 탓에 마케팅을 진행하면 오히려 롯데제과와 빼빼로데이를 홍보해주는 꼴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편의점은 빼빼로데이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10~20대 소비자들이 주로 편의점에서 빼빼로를 대량 구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CU에서는 11월 11일 당일 매출만 전체의 약 25~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빼빼로 배달 서비스나 빼빼로를 다 먹고 필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획 세트 등 다양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벼운 선물을 주고받으며 시작한 빼빼로데이 문화가 점차 얄팍한 상술이라는 핀잔을 듣게 되면서 기업들도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며 "논란에 침묵하기보다는 소비자 거부감을 줄일 수 있는 마케팅을 모색하는 것이 대안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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