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내부에서는 다섯번째 민영화 도전에 대한 성공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눈치다. 가격 변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정부에서 내놓은 지분 30%가 무난히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지분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오는 11일 진행된다.
정부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6% 가운데 30%를 4~8%씩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민영화 작업을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예비입찰이 실시됐고, 이후 참여한 16곳의 투자자들은 지난달 말까지 실사 작업을 진행했다.
매각 발표 이후 우리은행 주가가 20% 가깝게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부담이 다소 커졌다.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주당 1만2000원대 수준이다.
이렇듯 높아진 몸값으로 예비입찰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분주하게 손익 계산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입찰은 희망수량 경쟁 입찰 방식으로 비가격 요소가 일부 감안되지만 결국 투자자들이 써낸 가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마감 직전까지 투자자들 간 치열한 눈치 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16곳 가운데 7~8곳이 우리은행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
정부는 입찰 마감 직전 매각 예정가를 결정키로 했다. 예정가격은 그보다 싼 가격으로 팔지 않겠다는 커트라인이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관계자는 "과거 정부가 지분 매각 과정에서 예정가격을 투자자들의 입찰가보다 높게 하면서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매각 가격을 높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은행의 이사회를 구성하게 될 투자자들의 이해관계도 실제 본입찰 참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4% 이상 지분을 매입한 투자자 모두에게 사외이사 추천권을 주기로 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할 이사를 내세울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손익에 따라 이사회에서 협력 또는 대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전략적 투자자(SI)들의 경우 우리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사업적 시너지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들까지 고려해 본입찰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경제부총리로 자리를 옮기는 점도 우리은행 지분 매각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 위원장은 부총리로 내정되면서 우리은행 민영화를 끝까지 챙겨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민영화는 임종룡 위원장이 꼭 성공시키겠다고 공언한 과제이기 때문에 성공 여부에 따라 임 위원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어 끝까지 챙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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