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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승훈 한국국제의료협회 부회장(선병원재단 의료원장) [사진=한국국제의료협회 제공]
지난 6월 '의료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의료한류가 본격적으로 영토를 넓힐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지금 이 시간에도 뛰어난 역량을 보유한 국내 의료기관들이 국가간 경쟁이 심한 세계의료시장에서 전력을 다해 신사업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러시아, 중국, 몽골, 중동 등지에서 국내 의료기관을 선택한 외국인 환자는 약 30만명에 달하고 지난 7년간 누적된 외국인 환자수가 120만명, 진료수익은 약 2조원에 이른다.
이는 인종·언어·문화·국적에 구애받지 않고 치료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노력한 코디네이터, 의료통역사, 글로벌 마케터 등 각 분야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외국인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민과 관이 적극적으로 협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미래의 의료 환경은 의료서비스의 글로벌화와 소비자주의의 확산, 정보통신기술(ICT)과 헬스케어의 융·복합 산업 발달로 한층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는 곧 국가, 기업, 의료기관 등이 앞으로 더욱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미래를 준비해야 된다는 것을 암시한다.
우리 보건의료계는 사회·정치·경제·교육·문화·노동 등 다양한 분야의 주제와 어우러진 새로운 의료서비스 산업으로 패러다임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준비해야 한다.
의료서비스 산업에 있어 국가 경쟁력을 유지·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의료기관, 학계와 산업계가 각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적극적으로 고민할 때인 것이다.
지난달 20~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치러진 '메디컬 코리아&K호스피털 페어 2016'에 한국국제의료협회 부회장으로서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이번 행사에서 바레인·몽골·베트남·우즈베키스탄 등 14개국 38명의 해외 고위급 인사가 참석해 정부간 보건의료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특히 의료인 면허 인정과 한국식 건강보험 시스템 수출, 의료인 연수 확대와 같은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해 국제보건의료 시장에서 메디컬코리아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해줬다.
각국의 정부 및 공공병원 관계자들이 한국 병원과 ICT 기반 원격의료 시연을 둘러보며 "한국의료 수준이 매우 뛰어나다"고 평하는 말을 직접 듣게 되니 한국의료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끼기도 했다.
이제 세계 의료시장은 고령화에 따른 건강에 대한 관심 고조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의료서비스 산업은 단순히 환자만 돌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사회, 나아가 국가 경쟁력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산업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민간 의료기관들은 국내 의료기관 간의 과열경쟁을 지양하고 대학병원·지방병원·전문병원이 각자 역할을 정해 해외 동반 진출도 고려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무엇보다 한국의료의 해외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범국가적인 투자 지원이 구체화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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