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발전소 늘었다…지난달 용량 35GW 역대 최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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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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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지난달 가동하지 않은 발전설비 용량(발전 설비 예비력)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7일 전력거래소의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0월 가동되지 않은 발전설비 용량이 35GW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발전 설비 예비력은 발전소의 갑작스러운 고장이나 수리, 수요 예측의 오류 등에 따른 전력 공급의 차질을 막기 위해 최대 전력 수요를 초과해 보유하는 발전설비 능력을 말한다. 

10월말 기준으로 국내의 발전소 설비용량은 총 103GW였고, 10월 중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한 때(피크)는 10월 31일 오후 8시로 68GW에 그쳤다.
이에 따라 35GW의 발전설비가 개점 휴업 상태로 놀았다. 이러다 보니 전체 발전설비용량에서 최대 전력 수요를 뺀 뒤 이를 최대 전력 수요로 나눈 설비예비율은 51%를 기록하며 역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설비예비율이 0%면 최대 수요에 딱 맞춰 발전설비 용량을 갖췄다는 뜻이고, 이 수치가 100%면 최대 수요의 2배에 달하는 발전설비 용량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8월과 한겨울인 1월의 설비예비율은 18%에 그쳤다. 혹서·혹한기에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설비예비율이 10%대로 떨어졌지만 날씨가 포근해 냉·난방 수요가 적은 10월에는 50%대로 치솟은 것이다.

정부는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29년까지 설비예비율 목표치를 22%로 정한 바 있다. 이는 연간 전력 수요가 가장 높은 혹서·혹한기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이에 비춰보면 현재 발전설비가 과잉이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올해 발전시장에 진입했거나 연말까지 진입할 예정인 총 발전설비 용량은 6.1GW다. 그중 미세먼지 등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석탄발전설비가 3.3GW 규모다. 내년에도 13.5GW 규모의 발전설비 용량이 추가로 공급된다.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29년까지 연평균 최대전력 수요는 2.2%씩, 전력소비량은 2.1%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실제 최근 전력 수요는 1%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은 전기 소비가 외려 감소세로 돌아섰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선진국들을 보면 각종 가전·전열기구의 에너지 효율 개선, 경공업 중심으로의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전기 소비의 증가세가 꺾였다"며 "심지어 이웃 일본도 전기 소비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만큼 한국도 비슷한 추이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설비예비력은 전력수요가 최대일 때에 맞춰야 하는 만큼 봄·가을철에 설비예비력이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발전소를 짓기 전 설비 과잉 가능성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1GW의 발전소 건설 비용이 1조원 남짓인 것을 감안하면 10월의 설비예비력 35GW는 곧 35조원의 발전설비 인프라가 낭비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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